지난주 대구를 찾은 혜민 스님이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달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마음치유콘서트를, 24일 달서구 송현동의 보성선원에서는 법회를 열었다. 그야말로 '구름 청중'을 몰고 다녔다. 특히 도심 속 사찰인 보성선원에는 혜민 스님 법회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보성선원이 혜민 스님의 법회를 연 것은 올해로 3년째다.
◆무더위 속 '인산인해'
24일 오전 11시. 꽤 널찍한 절터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얼핏 잡아 1천200명은 족히 넘을 듯 싶다. 보성선원 관계자에 따르면 사람이 너무 많아 이곳을 찾았다 돌아간 사람도 상당수다. 이날 1시간 정도 진행된 법회는 딱딱하게 법문을 읽는 형식이 아니었다. 혜민 스님이 평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사람들과 주고받은 고민과 스님의 조언을 강연 형식으로 청중에게 들려주는 방식이었다. 청중 대부분이 30대 이상 주부인 점을 감안해 주로 부모 입장에서의 고민을 풀어주었다.
아이가 엄마 말을 안 들어 힘들다거나 고액 과외 시켜 짜증 난다는 등 고민의 예를 들면서 혜민 스님은 "선택을 아이 스스로 하게 하라. 대신 책임은 아이에게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혜민 스님은 "자신이 자기 인생의 운전대를 스스로 잡을 때 가장 행복하므로 아이 의견도 어른처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이가 행복하려면 부모, 특히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엄마 스스로 불만족과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혜민 스님은 "부부관계 또한 사람에 있어 성공의 70%를 차지한다"며 "서로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최고의 친구가 돼야 아이 또한 그런 부모를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청중들은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웃음을 터트리며 혜민 스님의 강연을 지켜봤다.
강연 마지막 부분에서는 혜민 스님이 "내가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세상도 나를 사랑하기 시작합니다"라며 치유 명상 시간도 가졌다. 명상이 끝나자 청중들 가운데는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적잖았다.
◆'젊은이와의 소통' 보성선원
보성선원과 혜민 스님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자들에게 뜻 깊은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던 보성선원 주지 한북 스님은 젊은 스님이 법회를 가지면 신자들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인으로부터 혜민 스님을 소개받았다. 한북 스님은 "지난해 혜민 스님 법회 때는 200명 정도 왔는데 올해는 빈 공간이 없을 만큼 사람들이 꽉 들어섰다"며 "새삼 혜민 스님의 인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북 스님은 이 같은 폭발적인 관심에 대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한북 스님은 "기존 스님들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제 불자들은 국제적인 안목을 갖추고 이 시대에 맞는 스님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 한북 스님은 "경전의 내용은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지금 시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성선원은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고 있다. 내달 19일 오전 11시에는 방송인으로 유명한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보성선원은 혜민 스님뿐 아니라 '젊은 스님의 아이콘' 현각 스님도 초청하기 위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한북 스님은 "종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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