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세기 때였다. 지금의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남부 연안에 있는 항구 도시인 시라쿠사의 왕인 히에론 2세가 유명한 금 세공사에게 금덩어리를 주고 그것으로 금관을 만들었다. 금관은 정교하고 찬란하여 왕의 마음에 쏙 들었고, 무게도 처음 기록해 두었던 순금덩어리의 무게와 똑 같았다. 그런데 얼마 후 그것이 순금이 아니고 은이 섞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을 들은 왕은 매우 불쾌하여 지렛대의 원리로 이미 유명해진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아름다운 금관을 손상하지 않고 금의 함량을 알아내도록 명령했다. 아르키메데스는 여러 날을 생각에 몰두하다 하루는 쉬기 위해 목욕탕에 갔다.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들어갔을 때 그는 잠긴 몸 부피만큼의 물이 넘치고, 그만큼의 무게가 가벼워진다는 것을 문득 알아냈다.
흥분한 그는 벌떡 일어나 시라쿠사의 말로 "유레카(Heurka, 알아냈다는 뜻)! 유레카!"라고 소리치면서 자기 집으로 달려가 그 금관을 같은 분량의 순금덩어리와 물속에서 저울에 달아보았다. 저울대는 순금덩어리 쪽으로 기울어 금관이 위조품인 것을 알아내었다. 즉 위조 왕관에는 은이 섞여 있어 같은 무게의 순금보다도 부피가 크고 따라서 그만큼 부력(浮力)도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응용하여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했다.
그로부터 2천년 후인 1665년, 영국에는 전염병이 퍼지고 있어서 사람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작은 마을로 피란을 갔다. 뉴튼도 케임브리지 근처의 작은 마을 울스소프의 외갓집에 머물 때였다. 어느 날 뜰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뉴튼은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그는 문득 왜 사과는 똑바로 아래로 떨어질까 하고 생각에 잠겼다.
왜 위로 가든지 옆으로 가든지 하지 않고, 또 나뭇가지에서 직각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필이면 똑바로 떨어지는 것일까를 생각했다. 그는 사과가 가지에서 떨어질 때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어떤 힘이 그것을 땅으로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고, 여기에서 암시를 받아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해냈다.
이 두 가지 위대한 발견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휴식을 취하던 중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휴식이란 몸도 쉬지만 더욱 완벽하게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그래서 '비운다'는 의미의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에서 유래하는 말들이 있다.
바로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와 영어의 '베케이션'(vacation)이 그것이다. 연일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요즘, 어디로든 훌쩍 떠나서 잠시라도 마음을 텅 비워보자. 혹시 또 아는가, 그 비워둔 곳에 또 다른 인류의 위대한 발견으로 채워질지.
정호영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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