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 팔꿈치… 왕기춘 부상에 또 눈물

한국 유도의 간판 왕기춘(포항시청)이 또다시 부상에 울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갈비뼈 골절로 결승에서 13초 만에 금메달을 내줬던 왕기춘이 이번 런던올림픽에선 팔꿈치 부상으로 메달 꿈을 접었다.

세계랭킹을 1위까지 끌어올리며 올림픽을 준비했던 왕기춘은 이로써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종합대회서 '노골드'의 악령을 되풀이하게 됐다.

왕기춘은 30일 오후 런던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유도 73㎏급 준결승전에서 만수르 이사예프(러시아)에게 지도 2개를 받아 유효를 내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프랑스의 우고 르그랑에게 연장전을 절반으로 패한 왕기춘은 4년 전 악몽을 재현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인 왕기춘은 이날 1회전(64강전)에서 나브루스 타탈라슈빌리(조지아)에 빗당겨치기로 유효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전(32강전)에서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리나트 이브라기보프(카자흐스탄)에게 오른쪽 팔꿈치가 완전히 꺾이며 팔꿈치 인대를 다쳤다. 연장전서 위가로누르기 한판으로 16강에 올랐지만 대가는 컸다.

왕기춘은 부상을 감추며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으로 4강까지 진출했지만, 그가 버틸 수 있는 한계는 거기까지였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심하게 늘어나 팔 기술을 제대로 쓰기 어려운 상황에, 이번에는 왼쪽 팔까지 말을 듣지 않았다. 3분56초를 남겨두고는 고통을 참지 못해 팔을 움켜쥐며 상대에 허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왕기춘은 말없이 매트를 내려왔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지역 대회에서는 최강을 고수했던 왕기춘. 그러나 그토록 원했던 종합대회 1인자는 되지 못했다. 올 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4월 열린 아시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올림픽을 정조준했지만 하늘은 그에게 종합대회에선 금빛을 보여주지 않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 런던에서는 시상대에조차 올라보지 못하며 4년간 별렀던 도전을 끝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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