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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스쿨] 한달에 한번 독서 토론, 책읽기 즐거움 깨달았죠

안심중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 내가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된 듯

안심중
안심중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 부원들이 독서활동 중 하나로 책 표지 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다.

안심중학교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의 독서토론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여겼던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해 3월 학교에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 모집 안내문이 붙었다. 매월 1회 1권의 책을 읽고 학교도서관에 모여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흔히 말하는 독서 토론 동아리.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토론은 왠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책읽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사서 선생님과 부모님의 권유로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모임을 할 때 선생님은 독서 토론하는 이 시간은 여느 수업과 다르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말하고 학생들이 듣는 그런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은 질문 거리를 던질 뿐 학생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 독서 토론 시간에 조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마치 수업하면서 조는 선생님을 본 적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7교시까지 마치고 도서관에 모이면 오후 4시 30분이다. 사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힘이 생긴다. 책 이야기는 어느새 나의 이야기가 되어 있고 시간도 오후 6시를 훌쩍 넘긴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책 속 등장인물의 입장에 나를 대입시켜 보면서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눌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금이 작가의 '주머니 속의 고래'와 '소희의 방'이라는 책을 읽고 토론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주머니 속의 고래'를 읽은 뒤 연극 대본으로 만들어 역할을 나누고 상황에 맞게 각색도 해 보았다. 마이크 등의 문제로 무대 공연을 못 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이런 다양한 활동으로 책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7월 11일 수요일 우리 학교 강당에서 '이금이 작가와의 만남'이 있었다. 작가님은 책 속에 적혀 있지 않았던 작가님의 어린 시절과 책의 뒷이야기까지 해주셔서 우리로서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강연 후에 질문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나는 용기가 없어 차마 질문은 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작가님 친필 사인을 받았다.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토론하고 연극으로 만들어 보면서 작가님 강연도 들어 보니 진짜 책이 살아서 내게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책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주면서 그 책을 통해 나를 보게 하고 세상을 살피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책 읽은 후의 독서 수다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매월 한 번 여는 독서 동아리 시간이 기다려진다. 3학년 9명의 학생 중에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결석하지 않은 것을 보면 다른 아이들도 모두 나와 같은가 보다. 지난 1학기 동안의 '사제동행 독서 동아리' 활동을 돌아보니, 이제야 내가 책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글=안심중학교 3학년 이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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