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런던] 노골드 영국…응원 함성 줄고 벌써 일상으로

대회 6일째를 맞은 런던올림픽. 각 종목의 금메달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경기장은 응원 열기로 후끈거리고 있다. 그러나 개최국 영국 국민은 조용하게 관중석을 지키고 있다. 아직 환호를 지를만한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1일 현재 은2 동2로 종합 21위에 처져 있다. 세 번이나 올림픽을 치른 스포츠 대국 영국의 자존심이 확 구겨진 것이다.

대회 참가 205개국 중 가장 많은 54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고, 개최국 어드밴티지를 얻어 메달 60개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아직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국 중국이 초반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초반 레이스다. 당시 영국은 금19 은13 동15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기대를 모았던 수영의 로비 렌윅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6위에 그쳤다. 체조 단체전 역시 동메달을 거는데 만족해야했다. 사이클 여자 로드레이스에서 엘리자베스 아미트스테드가 은메달을 딴 것이 그나마 최고 성적이다.

조바심이 난 영국 언론들은 "런던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에서 영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해 관중이 금메달 원한다는 외침만 공허히 퍼지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성적 부진 탓인지, 경기장을 나서면 올림픽 열기는 금세 사그라진다. 금메달을 기대하며 응원을 하느니, 먹고사는데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분위기다.

1일 영국의 중심지 러셀스퀘어 인근 한 식당에서 일하는 에밀라 리쿠엘(24'여) 씨는 "올림픽보다는 먹고사는 게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국기를 흔든다고 먹을 게 생기지는 않는다. 거리에 낯선 사람들이 더 늘었다는 것을 빼면 이 도시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지 잘 몰랐을 것이다"고 했다.

영국은 강세 종목이 육상이 시작되면 많은 런던시민이 경기장이나 술집 등 TV 앞으로 모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높은 입장료로 런던시민의 원성을 사며 출발했던 런던올림픽, 잇단 판정 시비에 영국의 성적 저하까지 맞물리며 시큰둥해지는 런던올림픽. 어쩌면 런던의 세 번째 축제는 소문만 난 잔치에 그칠지도 모르겠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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