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전국을 찾아다닌 의료봉사단체 '동의난달'이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청송군 파천면에서 제187차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파천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된 이번 봉사에는 일반 한의사 19명과 한의대 학생 15명 등 70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평소에 앉아서 일을 하는 직업이라 허리와 어깨가 많이 아프다며 홍춘옥(56·여) 씨가 봉사단을 찾았다. 신정식(53·대구시) 한의사는 홍 씨를 침상에 눕히고 다리를 살펴보니 3㎝정도 왼쪽 발이 길었다. 신 한의사는 "골반이 틀어져 길이가 차이가 나는 것이고 틀어진 골반 뼈가 신경을 눌러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교정치료를 마친 홍 씨는 "진료를 받고나니 뭉친 어깨가 풀린 것 같고 평소에 아팠던 등이 한결 편해졌다"며 "봉사단이 일정을 더 늘려 청송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봉사가 진행되는 동안 허리가 굽어 지팡이에 겨우 몸을 의지한 노인들이 진료 대기실을 가득 채웠다. 진료를 보던 한 한의사는 "청송에 도착해 바로 주민들을 검진했는데 고추농사를 평생지어 무릎의 연골이 다 닳았고 손가락이 변형된 어머님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올해 16년째 봉사에 참여하는 최용기(25·서울시) 씨는 "약재 관련 직업을 가진 아버지를 따라 9살 때부터 방학기간에 봉사를 했다"며 "이제는 봉사기간이 되면 오히려 내가 앞장서 가족을 이끈다"고 했다.
동의난달 의료봉사단이 봉사활동을 펼친 3일간 8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찾았다. 이번 의료봉사에 사용된 탕약 등 3천여만원 상당의 의료물품들은 회원들의 회비와 자체 기부로 마련된 것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전액 무료로 제공됐다.
신재용(66) 명예이사장은 "1992년 지리산 산내초등학교 봉사를 시작으로 벌써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감회가 새롭다"며 "전국의 의료 취약지역을 순회하며 봉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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