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일어난 오심 4건 중 3건이 한국 선수단에 피해를 준 것은 공교롭다. 수영의 박태환에 대한 실격 판정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점에서 박태환을 견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도의 조준호에 대해선 심판 전원 판정승이 선언됐다가 심판위원장의 한마디에 판정이 뒤집혔다. 심판이 오심을 내렸더라도 심판의 권위 때문에 인정하는 관례를 벗어난 것이었다.
이에 비해 펜싱의 신아람 경우는 심판이 '1초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됐지만, 판정이 번복되지는 않았다. 문제의 심판은 마지막 순간에 경기 재개 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상대 선수가 움직였지만 이를 제지하지 않아 신아람에 불리한 경기 운영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들을 짚어보면 해당 국제경기단체와 심판들이 한국에 불이익을 주려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오심에 대한 한국 선수단의 대응은 미숙하고 한심하기까지 했다. 수영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박태환의 실격 판정을 번복시킨 것 말고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국제펜싱연맹이 무마용으로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주겠다고 하자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도 매우 부적절했다. 사안을 서둘러 봉합하겠다는 뜻에 따를 게 아니라 공식 사과를 받아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나라는 2002년 동계올림픽 때 쇼트트랙의 김동성과 2004년 올림픽 때 체조의 양태영이 심판의 오심으로 금메달을 놓치는 등 피해를 자주 봤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국제 스포츠계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외교력이 부재해 빚어진 일이다. 오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고 스포츠 외교를 강화해야 하지만 국내 스포츠계 지도부의 역량을 보면 갈 길이 멀다는 현실만 확인하게 돼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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