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표 지음/개마고원 펴냄
가축문제는 동물권리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식생활의 문제이자 환경의 문제이며, 보건과 위생의 문제다.
한국 국민은 1년에 1인당 48인분의 삼겹살을 먹고 12마리의 닭들을 먹어치운다. 소는 육우와 젖소를 합쳐 300만 마리가 산다. 이 많은 가축은 엄청난 양을 먹고 싸는데, 우리가 수입하는 곡물의 70%가 가축사료이며, 연간 4천650만t의 분뇨가 나온다.
몇 십 년 사이 눈부시게 발달한 축산업의 이면에는 인간 건강과 지구 환경에 드리운 짙은 그늘이 있다. '과학축산'이라는 명목으로 공장식 축산을 옹호하면서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주고, 항생제를 사료에 첨가하고, 병아리의 부리를 자르고, 수퇘지의 고환을 거세하는 등의 일을 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광우병이 발생하고, 항생제 과다 사용으로 어떤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출현했다. 게다가 지나친 밀집 사육은 가축농장을 신종 전염병의 진원지로 만들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으로 인해 가축들이 산채로 묻히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연출됐다.
그래서 저자는 "이제 가축의 복지는 단순히 동물의 해방이나 동물의 권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현실적으로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육류 소비의 절대량을 줄이고 중소 규모의 가족농을 육성하며 공장식 축산 시스템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 얼굴 있는 생산자와, 그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 가슴 따뜻한 소비자가 만나서 힘을 모은다면 가축이 행복하고 인간이 건강해질 수 있다"며 "이윤보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48쪽. 1만4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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