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생한 막내, 가문의 영광이죠" 펜싱 金 구본길 부모 인터뷰

구자규·선태복 씨

"우리 집안에서 올림픽 금메달 선수가 나오다니…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인 구본길 선수의 아버지 구자규(55) 씨와 어머니 선태복(50) 씨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고,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동네 주민들과 함께 밤새도록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집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구 씨는 "아들이 너무 장하고 기분이 좋다.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며 감격스러워했고, 어머니는 "지금까지 고생한 순간이 떠올라서 한참이나 울었다"며 목이 메었다.

구 씨는 "학교 다닐 때 방학도, 일요일도 없이 운동만 했다. 이제까지 고생도 많았다"며 "우리 집안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아직 실감이 안 날 정도"라고 말했다.

구 씨는 "8강 독일전에 가장 신경이 쓰였고, 4강 진출이 확정되면서 금메달을 기대했다"며 "5월 그랑프리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에도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1남 3녀의 막내인 구본길은 대구 오성중 2학년 때 담임교사의 권유로 펜싱에 입문했다. 구 씨는 "한 달만 해보고 적성에 맞으면 하라고 했는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울산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습득 속도가 빨랐다"며 "학창시절 육상을 한 아내의 자질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 선수의 어머니 선 씨는 "런던으로 떠나기 전 이번에는 메달을 꼭 딸 것이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 개인전이 끝나고 나서 전화를 걸어 '괜찮다. 2년 후 아시안게임에서 꼭 우승할 것'이라며 오히려 위로를 하더라. 막내로 응석받이인 줄 알았는데 다 컸더라"며 대견해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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