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사브르 남자단체 사상 첫 금 견인
대구 오성고 출신 오은석(29)과 구본길(23)이 동문의 힘을 과시하며 한국 펜싱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오은석과 구본길은 원우영(30)'김정환(29)과 함께 4일 오전 영국 런던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 출전, 루마니아를 45대26으로 꺾고 남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구 만촌초교를 나온 구본길은 오성중학교에 다니던 2003년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칼을 잡았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숨은 실력은 곧바로 나타났고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진학한 오성고. 구본길은 오성고를 펜싱 명문으로 키운 대선배 오은석을 바라보며 세계 제패를 꿈꾸기 시작했다.
구본길은 오은석이 진학한 동의대를 뒤따라갔다. 졸업 후에는 오은석이 소속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들어가 6년차 동문 선후배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구본길은 한국 펜싱을 이끈 베테랑 오은석이 큰형 같았다. 둘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일을 내보자 의기투합하며 칼을 갈았다.
오은석은 200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래 11년째 대표팀 밥을 먹고 있다. 이번 금메달을 합작한 선수 중 유일하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고, 2008년에도 홀로 남자 사브르 개인전 출전권을 따내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무대였다.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내며 사브르 종목 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 시상대에 섰고 같은 대회 단체전에서는 우승을 차지, 사상 첫 청소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기는 등 펜싱 기대주로 주목받아왔다.
불모지였던 한국 사브르에서 그는 개척자나 다름없었다. 2010년에는 아시아 사브르 선수 사상 처음으로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욕심이 날 법도 했지만 오은석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주기로 했다. 개인전 출전을 양보했고 단체전에서도 후보 선수로 등록했다.
오은석이 살림을 책임졌다면 구본길은 에이스였다.
2006년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종목 우승을 달성한 구본길은 같은 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사브르 개인 및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면서 2관왕에 올랐다.
오성고 2학년 때였고 그의 첫 국제대회였다. 국제무대에서 정상급 실력을 인정받은 구본길은 2008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첫 올림픽 무대였지만 막내 구본길은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경기에 나섰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은 그의 최대 장점이었다.
그의 진가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났다. 홈 텃세에도 불구하고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만(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초에는 세계랭킹 1위에도 올라봤고, 최근 일본 아시아선수권에서 또 금빛 찌르기를 작렬하며 런던올림픽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개인전에서 욕심을 부린 탓에 16강전에서 막스 하르퉁(독일)에게 역전 유효타를 허용, 패하면서 메달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이를 갈고 나온 단체전이었다.
오은석은 베테랑 검객으로, 구본길은 신세대 검객으로 대한민국을 펜싱 사브르 단체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게 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오은석
생년월일=1983년 4월2일 출신학교=영선초-대구중-오성고-동의대 현소속팀=국민체육진흥공단 체격조건=키 181㎝ 몸무게 76㎏ 선수활동 시작=1998년 주요전적=2004 아테네올림픽 개인 23위, 2006 도하아시안게임 개인 2위, 단체 2위, 2007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3위,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 13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 3위'단체 2위, 2012 런던올림픽 단체 1위
◇구본길
생년월일=1989년 4월27일 출신학교=만촌초-오성중-오성고-동의대 현소속팀=국민체육진흥공단 체격조건=키 182㎝ 몸무게 66㎏ 선수활동 시작=1993년 주요전적=2006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개인 1위, 2008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개인 1위, 2009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단체 2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 1위'단체 2위, 2011 세계선수권대회 개인 3위, 2012 런던올림픽 단체 1위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