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볼트, 런던에도 '번쩍'…100m 9초63 올림픽 신기록

"부상으로 전성기 지났다" 일축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부상으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세간의 우려를 깨고 런던올림픽 남자 100m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볼트는 6일 오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63의 올림픽 기록을 수립하며 가장 먼저 골인했다. 볼트는 기대했던 세계기록을 수립하지 못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9초69)을 0.06초 단축하는 신기록을 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9초58이다.

이로써 볼트는 미국의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 1988년 서울)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또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는 개인 최고기록(9초75)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은 9초79의 개인 최고기록을 수립하며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약물 복용이 적발돼 4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게이틀린은 자메이카 듀오에 밀려 우승하지 못했지만 '약물 탄환'의 오명을 씻어냈다.

이날 준결선에서 9초87을 찍고 전체 3위로 결선에 오른 볼트는 7번 레인에 자리를 잡았다. 5번 레인에는 블레이크가, 6번 레인에는 게이틀린이 자리했다.

볼트는 선수 소개 때부터 특유의 쇼맨십 기질을 발휘했다. 이름이 호명되자 마치 클럽 DJ처럼 귀를 막고 음반을 트는 제스처를 취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 명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양쪽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문지르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맞수와의 레이스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총성이 울리자 볼트는 출발 반응시간 0.165초로 0.178~9초대를 찍은 블레이크와 게이틀린보다 먼저 트랙으로 치고 나갔다. 타이슨 게이(미국)도 0.145초를 기록하며 총알처럼 스타팅블록을 차고 나갔지만 30m 이후 레이스 양상은 볼트의 독주로 굳어졌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의 부정출발로 부담이 된 스타트에서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볼트는 중반부터 긴 다리를 이용해 폭발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갔다. 50m를 지나면서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벌리며 앞서나갔다. 블레이크와 게이틀린이 막판까지 볼트를 따라잡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탄력이 붙은 볼트는 거침없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골인 후 관중들의 우레 같은 박수갈채 속에 자메이카 국기를 두르고 경기장을 돌았다. 관중에게 다가가 손을 마주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눈 그는 양팔을 하늘로 향해 뻗는 '볼트 세리머니'로 경기장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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