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대학 총장이 비행기를 타고 현지로 날아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 세일즈를 하는 일은 예사가 됐다.
◆가열되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전
대구대는 지난달 홍덕률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아 유학생 유치 활동을 벌였다. 방문단은 현지 고교생 학부모와 교장들을 대상으로 유학 설명회와 간담회를 가졌고, 홍 총장은 몽골 TV에 출연해서 대학 홍보를 했다. 그 결과 대구대는 9월 몽골 유학생 40명을 신입생으로 받게 됐다.
영남대는 올 5월 북경에서 중국인 졸업생 40여 명과 이효수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동창회'를 창립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호치민에서 '베트남 동창회'를 결성했고 올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 동문회'를 열 계획이다. 이는 해외 현지 동창회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교 졸업자 수는 2018년부터 4년제 대학 전체 정원(현재 37만여 명)보다 적어진다. 10년 후에는 10만여 명이 더 줄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학생 감소에 따른 입학생 충원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유학생 유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
대구경북 4년제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북대는 2007년 423명이던 학부'대학원 유학생(어학연수'교환학생 제외)이 2012년 1천78명으로, 같은 기간 영남대는 323명에서 1천123명으로, 대구대는 345명에서 490명으로, 대구가톨릭대는 41명에서 329명으로 늘었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출신 국가도 5년 전 중국'베트남 등 10, 20에서 30, 40개국으로 다양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등록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방 사립대 입장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대학들의 남모르는 삼중고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대학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지역의 한 대학 국제처장은 "5, 6년 전만 해도 북경의 유학원에 가면 좋은 조건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을 데려올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국내의 수도권 대학들까지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바람에 학생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을 95% 이내로 제시하면서 대학들마다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 비율을 초과하면 대학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지역 대학들의 현재 중국인 유학생 비율은 계명대 89%, 영남대 87%, 경북대 73% 등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 다변화는 풀기 힘든 숙제다. 중국인 유학생 구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 대학의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 고등교육 기회가 확대되면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국외 러시도 주춤하는 추세여서 지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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