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29'고양시청)은 온 힘을 다했다. 비록 올림픽 3회 연속 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녀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경기를 마친 장미란은 공동취재구역에서 그동안의 힘든 과정을 떠올린 듯 눈물을 쏟아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영광, 그리고 부상과 재활. 다시 서게 된 올림픽 무대. 지난 4년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최선을 다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다."
장미란은 6일 새벽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역도 75㎏ 이상급에 출전해 인상 125㎏, 용상 164㎏ 합계 289㎏을 들어 올렸으나 용상 3차 시기에서 170㎏에 실패하며 동메달을 아르메니아의 흐리스프심 쿠루슈디안(294㎏)에게 내줬다.
최종성적은 4위.
전성기 때 같았으면 번쩍 들어 올렸을 무게를 이날 장미란은 감당하지 못하며 메달을 손에 거머쥐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부상과 재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뒤 최선을 다한 도전이었기에 순위에 관계없이 그녀가 전한 감동은 진했다.
장미란은 그동안 한국 역도의 산증인이었다. 2004년 아테네대회부터 세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백전노장이고,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326㎏(인상 140㎏, 용상 186㎏)을 들어 올려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2005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이룬 역도계의 전설이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용상, 합계 세계신기록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올렸다.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를 이룬 2009년 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용상 세계기록 187㎏ 들어 올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불후의 기록으로 남겼다.
그녀의 승승장구는 부상이란 악재에 꺾여버렸다. 어깨 통증에 목 디스크까지, 그녀는 부상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했고 한동안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하면서 몸의 균형도 무너졌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1월 교통사고까지 당하면서 몸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그해 9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간신히 출전했지만 세계 정상의 자리는 신예인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에게 내줘야 했다.
오랜 선수생활로 심신의 피로에 힘겨운 나날을 보냈지만, 장미란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 역도의 명예를 걸고, 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올림픽 무대를 준비했다.
이날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를 실패한 뒤 '드디어 끝났구나'라며 힘겨운 도전의 바벨을 놓았다. 무대에서 기도를 올린 장미란은 그동안 성원해준 관중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녀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았기에 관중은 끝없는 박수를 보냈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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