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도평동 해서초등학교 주변 도로. 학교 정문에서 동쪽으로 200m가량 떨어진 지점부터 약 190m에 이르는 구간에 과속방지턱 5개가 연속으로 설치돼 있다. 일부 과속방지턱은 간격이 20m에 불과했다. 규정은 최소 35m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
주민 박상원(39'대구 동구 도평동) 씨는 "과속방지턱이 과도하게 많아 다닐 때마다 짜증이 난다"며 "과속방지턱이 너무 높아 차 바닥이 긁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달서구 도원동 한 아파트 단지 안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은 19개나 된다. 방지턱 간 거리가 15m밖에 되지 않은 곳도 있다. 길이와 높이도 제각각이고, 간격도 규정을 무시했다.
주민 김동엽(54'달서구 도원동) 씨는 "아파트 단지 내에 방지 턱이 너무 많고 높이도 다르다"며 "어차피 속도도 못내는데 왜 이렇게 많은 지 모르겠다"고 했다.
과속방지턱이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돼 시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규정상 주택단지 출입구, 학교 인근 등 차량속도 제한이 필요한 곳에 길이 3.6m, 높이 10㎝로 과속방지턱을 설치하게 돼 있다. 방지턱 간 거리는 시속 30㎞ 구간의 경우 최소 35m로 정해져 있다.
과속방지턱은 국도의 경우 건설교통부가 설치하고, 지방도를 포함한 나머지 도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이 협의를 거쳐 설치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과속방지턱은 주민 민원 탓에 규정을 무시한 채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 안에는 시공업체가 마음대로 설치한다. 과속방지턱 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달서구와 수성구도 지역 내에 각각 1천700여 개, 1천여 개 등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실태는 모른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 같은 사유지의 경우 직접 과속방지턱을 설치하기 때문에 과속방지턱의 개수나 규격을 제한할 수 없어 정확한 현황 파악이 힘들다"고 했다.
운전자들은 규정을 무시한 과속방지턱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고, 일부 지나치게 높은 방지턱은 차량을 손상시킨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관계자는 "설치규격을 지키지 않은 과속방지턱은 오히려 교통안전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규격에 맞게 재설치하거나 철거해야 한다"며 "과속방지턱의 지속적인 관리와 실태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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