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구 동구 송정동 복숭아 과수원. 지름 10㎝ 정도인 복숭아나무가 부러진 채 넘어져 있었다. 10여 일 전 멧돼지 한 마리가 과수원에 들어가 나무를 꺾은 뒤 복숭아를 따먹은 흔적이다. 이 나무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지름 10㎝ 미만의 복숭아나무 서너 그루도 가지가 부러져 있었다.
과수원 주인 이일우(66'대구 동구 송정동) 씨는 "멧돼지가 출몰하면서 한 해 평균 100만원가량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대구 동구 백안동 한 땅콩밭에는 흰색 그물이 쳐져 있었다. 밭 주인 안순덕(52'여'대구 동구 백안동) 씨는 "꿩과 고라니가 수시로 나타나 땅콩밭을 파헤치고 땅콩을 쪼아먹어 그물을 쳤다"고 말했다. 꿩과 고라니, 까치가 땅콩밭을 헤집어놓으면서 안 씨가 심어놓은 땅콩 중 30%가 쭉정이가 됐다. 안 씨는 "익은 토마토만 쪼아먹는 까치 때문에 팔 수 없는 토마토가 일주일에 한 박스씩 나온다"고 말했다.
야생동물로 인해 팔공산 주변 농민들의 피해가 격심하자 대구 동구청이 엽사를 동원한 포획작전에 나서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팔공산 지역에서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 건수는 32건(2천만원) 접수됐다.
이에 따라 구청은 이달부터 엽사 20명을 동원해 팔공산 일대의 야생동물 포획에 나서고 있고 앞으로도 포획작업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동구청 권숙열 환경자원과 담당은 "유해 야생동물 포획을 이번 달에 집중적으로 실시해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 개체 수 감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엽사 배효은(54'대구 동구 불로동) 씨는 "여름이라 풀이 우거져 있어서 멧돼지가 숨기 좋고 날씨가 더워 사냥하는 사람도 사냥개도 쉽게 지쳐 잡기 힘들다지만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야생동물 포획에 더 힘쓰겠다"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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