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인택시 운전자 기독교 모임 '신우회' 김용하 회장

"빵빵~빵빵~달리면서 이웃사랑 실천해요"

신우회 회장인 김응하 씨가 사랑의 껌 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우회 회장인 김응하 씨가 사랑의 껌 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택시에 탄 손님들에게 껌을 팔아 모은 작은 정성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습니다."

대구지역 개인택시 운전자 중 기독교인 모임인 신우회 김응하(61) 회장은 회원 기사들이 20년 동안 '달리는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신우회원은 250여 명. 택시 경력 15~20년까지 베테랑인 이들은 차내 앞뒤 좌석 사이에 '사랑의 손길'이란 문구를 붙인 노란색 껌 통을 두고 모금을 한다. 한 통에 700원씩. 기사 1인당 한 달에 껌 40~70통을 팔면 한 달에 400만원 정도 모인다.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을 비롯해 홀몸노인'소년소녀가장'시각장애인 쌀 나누기와 경로잔치 등에 사용하고 있다.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는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제휴해 지원 중이다.

김응하 회장은 "회원들 나이가 60대에서 70대 후반까지 비교적 많지만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마음에 고단함도 잊은 채 매일 즐겁게 운전대를 잡고 있다"고 했다.

IMF(외환 위기) 이전에는 회원 수도 480명으로 많았고 경기까지 좋아 한 달 껌 판매 수입이 무려 4천만원을 넘기도 했다. 당시 매달 심장병 어린이 4, 5명에게 수술비 1천만원 이상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 번은 한 여자 손님이 심장병 어린이 돕기 취지에 공감해 100만원짜리 수표를 쾌척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수술비를 지원한 아름다운 사연도 많다. 2003년에는 농촌 교회의 한 목사가 형편이 딱한 심장병 어린이를 소개해 3차례 수술비 전액을 지원했다. 어린이가 퇴원할 때는 건강하게 살아달라는 뜻으로 태권도 도복 한 벌도 사주었다. 또 선교사의 추천으로 말레이시아의 오지마을인 보르네오 섬에 사는 구개열(언청이) 어린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동산병원에서 수술하기도 했다.

신우회는 지금은 암환자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1차로 회원 가족 암 환자 5명에게 100만원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판매 실적이 낮은 기사들은 자신의 돈을 몰래 내는 분도 많아요. 첫 손님이 지불한 택시비를 모금함에 넣는 기사도 있고요."

이 밖에도 신우회는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 다음 달 12일에는 홀몸노인 나들이 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대구 남구에 사는 홀몸노인 80여 명을 모시고 영주와 봉화 관광지 구경과 온천 목욕을 시켜줄 예정이다.

신우회는 매년 5월에 자연보호활동도 펴고 있다. 올해는 기사 150여 명이 참여해 앞산 고산골에서 쓰레기줍기를 했다. 2001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친절한 개인택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월배교회 장로인 김 회장은 LPG충전소 전무이사로 있으면서 개인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신우회 053)764-6848.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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