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부용대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공연 중 불이 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부용대가 소실될 뻔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4일 오후 9시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부용대에서 세계유교문화재단 주최로 공연이 펼쳐지던 중 화재가 발생, 부용대 인근 산에 옮겨 붙어 40여㎡를 태운 뒤 20분 만에 꺼졌다. 공연팀 관계자는 "부용대 정상과 중앙무대 사이에 사선으로 레일을 설치하고 정상에서 짚단을 달아 불을 붙인 뒤 중앙무대로 내려 보내는 중 불에 탄 짚단이 산에 옮겨 붙었다. 은하수 같은 느낌을 연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출동한 안동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불이 사그라진 상태였고 인근에 마른 풀 등이 없어 큰불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주최 측이 공연 무대로 이용한 부용대는 안동 하회마을의 서북쪽 강 건너 소나무 숲이 자리한 해발 64m인 절벽이다. 태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해당하며 정상에서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로,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런데도 주최 측은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하고 공무원들이 진화에 나선 상황에서도 공연을 그대로 진행, 관람객들의 빈축을 샀다. 본지에 제보한 관광객 권모(47) 씨는 "공연을 보던 중 불이나 황당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공연하는 것은 좋지만 위험한 연출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동'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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