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비하' 이종걸 이번엔 "제 내심"

새누리당 여성 의원 항의…여성단체들도 '막말' 비난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막말에 대한 '유감' 발언을 뒤엎고 다시 '내심' 운운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를 '그년'이라고 표현한 뒤 '그녀는의 줄임말'→'오타'→유감 표명으로 번복하더니 급기야 8일에는 "그게 제 내심이었던 것 같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사회자가 막말 파문을 언급하자 "'아 내가 잘못했습니다. 이걸(그년이라는 표현) 그녀는으로 바꾸겠습니다'라고 했어야 옳았던 것 같은데 '에이 그냥 내버려두는 게 좋겠다'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제가 왠지 그때는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 하나의 실수가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라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있었던 말도 언급하며 "'표현이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라는 말씀을 해준 분들도 많았다"며 "오늘을 계기로 다음번부터 박근혜 후보의 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말씀드리고 전할까 한다. 국민들께서 제보해주시고 알려주시면 고맙게 받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싸고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태는 확대일로다. 먼저 새누리당 여성 의원들이 나섰다. 8일 강은희, 신의진, 김을동, 이에리사 등 여성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최고위원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막말을 한 이후 사과보다는 변명과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고도의 정치적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문화 자정 운동과 이 최고위원의 당직 사퇴, 새누리'민주당 양당 윤리위 제소,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해찬 대표의 의원실을 항의방문했으나 면담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나지는 못하고 항의서한만 전달했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여성에 대한 천박한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인식의 증거를 보인 이 최고위원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옥이 여성위원장은 "모든 여성당원은 개탄을 금치 못하며 이종걸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막말 파문은 여성단체로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 아름다운 여성단체 간사회, 서울지방 여성연합, 대한민국 박사모 여성위원회는 "이종걸 최고위원, 그대는 여성이 아닌 '그년'에게서 태어난 아들인가"라며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고 이 나라 남성들의 어머니가 모두 여성인데 어찌 막돼먹은 표현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할 수 있느냐"며 민주당 이름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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