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박 82%·상추 49%↑…폭염 식탁 물가 '빨간불'

과일·채소값 고공행진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산지 수박값이 폭등하고 있다. 8일 오후 대구시내 한 백화점 과일 매장에서 한 주부가 비싼 가격을 보고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산지 수박값이 폭등하고 있다. 8일 오후 대구시내 한 백화점 과일 매장에서 한 주부가 비싼 가격을 보고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폭염과 휴가철이 맞물려 과일과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곡물가격 파동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어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대구지역 수박(12㎏) 1개 도매가격은 2만1천원으로 일주일 전 1만6천원보다는 31.25%, 한 달 전 1만1천500원과 비교해서는 82.6%나 가격이 상승했다.

채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추는 지난달 1㎏당 3만6천87원에서 7일에는 5천500원으로 49.17% 올랐다. 시금치는 7일 대구지역 도매가격이 1㎏당 6천250원으로 한 달 전 2천875원에 비해 117.39% 가격이 뛰었다.

채소 소매가격 상승은 더 가파르다.

이마트는 7일 기준 시금치 4㎏의 가격은 2만5천762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8.5%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파도 1㎏의 가격이 2천195원으로, 한 달 전보다 39.5% 올랐고 홍고추도 10㎏ 기준 4만7천722원에 판매돼 39% 상승했다.

수박, 상추 등의 가격 상승은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여름에는 이례적으로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엽채류의 작황이 부진해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가격이 더 크게 뛰고 있는 것. 특히 35℃를 웃도는 폭염에 더위가 취약한 녹색채소들이 잎이 시들거나 말라죽는 경우가 늘어 산지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즉석밥 '햇반'의 가격을 1천200원에서 1천480원으로 23% 올렸다. CJ제일제당은 큰 폭으로 오른 쌀값 등 원가 상승에 따른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햇반 가격이 인상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또 정식품의 '하얀두유'도 13% 인상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이미 지난달 말 맥주 출고가를 5.93% 인상해 현재 대형마트에서 하이트맥주(350㎖) 6개 들이 상품이 7천250원에서 7천690원으로 6.07% 오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의 가격을 700원에서 770원으로 10% 올렸고, 동원F&B도 최근 '동원 살코기 참치' 100g 3개짜리 묶음을 4천900원에서 5천380원으로 올리는 등 가격을 6.7∼9.8% 인상했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미국과 남미의 가뭄으로 인한 국제 곡물가격 급등이 원인이며 우리나라는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높다. 이달 말부터는 우유 값 인상을 시작으로 빵, 두부, 국수, 소주의 가격 상승도 점쳐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은 상태라 이달 하순 이후에는 출하량이 더욱 감소할 전망"이라며 "가공식품도 업체별 인상이 줄을 잇고 있어 하반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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