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숙적'일본과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놓고 운명의 3'4위전을 갖는다.
11일 오전 3시 45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날 승부는 두 팀의 객관적 전력이 비슷해 고갈 난 체력과 정신력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고 그라운드에 선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메달에 도전하지만 일본은 이미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체력과 정신력이 승부 가른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4강전까지 5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고갈난 상태다. 올림픽의 경우 엔트리가 18명으로 제한돼 23명이 출전하는 월드컵에 비해 주전들의 체력 소모가 심하다. 두 팀은 준결승에서 나란히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이다가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전반 초반 골이나 다름없는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체력이 달리면서 조직적인 압박의 강도가 떨어졌고, 집중력까지 흐트러져 소나기골을 얻어맞고 완패했다. 일본 역시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여 선제골까지 뽑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려 세 골을 내리 얻어맞았다. 일본은 8강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으나 준결승에선 체력 고갈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술과 베스트 11은
포백을 둔 조직적인 수비, 공의 점유율을 높이는 패스 플레이 등 한국과 일본의 전술은 비슷하다. 주요 포메이션도 4-2-3-1로 최전방 공격수(원톱)를 두고 있다.
한국은 최전방에 박주영(아스널), 좌우 날개에 김보경(카디프시티)'남태희(레퀴야), 처진 공격수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배치할 전망이다. 기성용(셀틱)과 박종우(부산) 콤비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한다. 포백의 좌우에는 윤석영(전남)과 오재석(강원), 중앙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가 포진한다. 주전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지만 어깨 부상으로 이범영(부산)이 골문을 지킬 수도 있다.
일본의 최전방에는 나가이 겐스케(나고야 그람푸스)가 설 것으로 보인다. 오츠 유키(보루시아)와 기요다케 히로시(뉘른베르크)가 좌우 날개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히가시 게이코(오미야)가 포진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오기하라 다카히로, 야마구치 호타루(이상 세레소 오사카)가 버틴다.
포백은 왼쪽부터 도쿠나가 유헤이(FC도쿄)-요시다 마야(VVV벤로)-스즈키다이스케(알비렉스 니가타)-사카이 히로키(하노버)로 짜일 것으로 예상된다. 골키퍼는 곤다 슈이치(FC도쿄)가 유력하다.
◆누가 해결사?
한국과 일본의 해결사로는 최전방에 포진하는 박주영과 나가이 겐스케가 주목받고 있다. 박주영과 나가이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양국을 대표하는 간판 골잡이다. 박주영은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 맛을 봤으나 그 뒤 세 경기에서 골게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가이는 이집트와의 8강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쳐 주춤거리고 있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기록했다. 나가이는 멕시코와의 준결승에서 풀타임을 뛰었으나 몸놀림이 무거웠고 상대의 집중견제로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공수의 연결고리인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들의 '킬 패스' 한방에 승부가 결절날 수도 있다. 한국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셀틱), 박종우(부산), 일본은 오기하라 다카히로, 야마구치 호타루(이상 세레소 오사카)가 그런 역할을 맡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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