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연호' 지지열기 후끈…비박 주자들 공세 낮춰

새누리 경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1만명 성황…김문수 멱살잡이 봉변

9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박근혜, 임태희, 김문수, 김태호 후보.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9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 경선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박근혜, 임태희, 김문수, 김태호 후보.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역시 대구경북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의 철옹성이었다. 경선 과정 내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온 비박(非朴) 후보들은 박 후보에 대한 공세 목소리를 낮췄고, 청중들의 열기는 어느 곳보다도 뜨거웠다.

9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열린 김천실내체육관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새누리당 측은 1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앞선 다른 권역별 토론회의 2배 이상 규모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비박 주자들은 박 후보에 대한 공격 대신 지역민의 자존심을 주로 공략했다. 5'16에 대한 평가와 공천 헌금 책임론은 거의 언급되지 않거나 수위가 낮았다.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안상수 후보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을 칭송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헌정 중지는 사실이지만 공과를 분명히 하고 공(功)은 이어가야 한다"며 "통찰력과 결단력을 가진 지도자, 박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말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박 후보에 대한 견제가 없지는 않았다. 임태희 후보는 "공천 헌금 파문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우리 당에 건전한 비판이 없고 당내 민주주의가 병들었기 때문"이라며 "대구경북이 박정희 신화에서, 광주'전남은 김대중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친인척 비리를 완전히 정리하고 당내 잘못된 문제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청와대에 가기 전에 모든 비리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특히 홍보 동영상을 박 후보에 비판적 내용으로 채워 박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으며 한 중년 남성으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김태호 후보는 "조금만 다른 소리를 해도 대선 승리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고, 지지율 1% 후보가 말이 많다고 하는 오만한 모습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며 "모든 후보가 무시돼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박 후보는 다소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한 식당 여주인이 등장하는 '이기고 돌아오라'란 제목의 홍보 동영상으로 눈물샘을 자극한 그는 "반드시 승리해서 대구경북의 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혀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또 "정권 창출을 이룰 주역인 다른 후보들과 힘을 모으겠다. 경쟁할 때는 하더라도 한 가족"이라고도 했다. 특히 5'16과 관련해선 "산업화시대의 공과 과, 민주화시대의 공과 과를 모두 안고 가겠다"며 "각각의 좋은 점은 계승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발언에서 한 발 물러난 듯한 태도로 풀이됐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행사 직후 김천 직지사를 방문했다. 대웅전을 참배한 뒤 박정희'육영수 양친과 조부모를 모시고 있는 명부전에 들러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다. 이어 병석에 있는 조실 녹원 스님을 예방하고 "연로한 스님께서 건강에 유의하시라"고 위로했다. 박 후보는 연설회장을 떠나기 전에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에서 온 지지자 250여 명을 따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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