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동희의 동양고전 이야기] '논어'와 공자 (2)

자연스럽게 나오는 선한 마음, 仁

논어와 공자를 논하는 데 한 번으로는 조금 부족하여 한 번 더 공자의 말씀, 즉 논어의 내용을 발췌하여 공자 사상을 음미해 보기로 한다. 공자 사상의 핵심을 논한다면 인(仁)'의(義)'예(禮)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인은 남을 사랑하는 의미가 기본 뜻이다. 그러나 '살신성인'처럼 공익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남자의 기개와 용기까지도 공자는 생각한 것 같다. 또 공자는 인과 지(知)를 병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감성과 지성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인은 다른 종교에도 있는 인류의 기본 마음가짐이다.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발로되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여러 가지 조건이 방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 방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의가 필요하다. 올바른 행위 방식이다. 이것을 언제나 판단하려면 어렵고 일관성이 없어지고 공통의 약속이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여기에서 예라는 형식(규범)이 필요하다. 크게는 나라를 다스리는 제도, 의례에서 작게는 개인 윤리 규범을 통칭한다.

유교가 사회성을 강조하고 규범과 형식을 강조하는 현세주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권력에 의해 국가종교, 통치이념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공동체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공자는 효를 강조했다. 유교가 가족을 중요시하는 이유이다. 또 공자는 지도자의 덕을 많이 이야기했다. 이것을 일반화하면 개인의 수양론이 된다. 이 수양에 관한 잠언은 매우 많다. 공자는 원만한 인격을 위해 문학과 예술도 익혀야 된다고 했고, 자신이 그렇게 했다. 그러나 공자의 인생에도 근심과 그늘이 있었다. 그는 "주 나라 문화를 하늘이 없애려 하지 않는다면 나 말고 누가 이 일을 맡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렇게 공자는 자부심을 가졌지만, 그는 세상 구제에 실패하고 만년에 제자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리하여 "천명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다", 또는 "나는 50세에 천명을 알았다"고 했다. 아들도 먼저 죽고 제자도 먼저 죽었다. 공자는 괴(怪)'력(力)'난(亂)'신(神)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단한 합리주의자임을 알 수 있다. 괴는 괴이한 것(비상식적인 것)을 말하고, 역은 힘이나 폭력을 사용하는 것, 난은 무질서나 비윤리적인 것, 신은 미신적인 것, 공상적인 초월자 상정 등을 말한다. 공자의 이러한 가르침은 훗날 불교나 기독교와 같은 종교에 대한 중국인의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다. 공자의 다방면에 걸친 체험과 말씀 중에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쉽게 다가오는 잠언이 많다. 이 책 반권만 잘 읽는다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너무 단문이라 어떤 이는 선불교처럼 읽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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