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요타자동차가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메달을 기원한다며 5일 동안 내걸었던 대형 현수막을 돌연 철거했다. 애초 도요타 측은 한'일전으로 3, 4위전이 열리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올림픽 축구 3, 4위전이 열리기 불과 14시간 전에 철거된 것은 독도 문제의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이달 5일 대구전시장을 포함해 전국 14개 전시장에 '한국축구 신화창조!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메달 도전을 도요타가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5일은 영국과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리나라 대표팀이 이기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날이었다.
이는 친한파로 알려진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의 특별 지시로 내걸린 것이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대구와 도요타 간의 관계 모색은 물론 공식 스폰서였던 도요타의 한국 대표로 한국 알리기에 적극 나섰던 인물이다.
그러나 8일 열린 4강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패하면서 3, 4위전이 한'일전으로 치러지게 되자 '도요타가 과연 어디를 응원하는 걸까'라며 인터넷과 트위터에서 회자됐다. 도요타자동차가 일본산 브랜드라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3, 4위전이 열리기 14시간 전인 10일 오후 1시 30분쯤 현수막은 갑자기 철거됐다. 한국도요타 측은 한국과 일본의 결승 진출 동반 좌절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현수막을 3, 4위전이 끝날 때까지 내걸기로 작정했다. 한'일전을 예상해 내건 현수막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한국도요타의 현수막 철거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입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산 수입차업계는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관계, 특히 독도 문제에 따라 불똥을 맞은 적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도요타는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입도 관련 보도가 터져 나온 지 2시간 만에 즉각 현수막 철거에 들어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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