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는 우리 문단의 두 거장, 소설가 이문열 씨와 김주영 씨가 동행했다. 청와대는 이들의 동행에 대해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독도의 환경생태학적,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함께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문열의 독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몇 번이나 가보려고 했는데 가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가게 된 것"이라며 "우연찮게 (대통령이 처음 방문하는) 역사적 현장에 있게 됐는데 그냥 약간 긴장이 되고 흥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독도에 대한 글을 쓴 사실을 상기하면서 "전에 독도 얘기를 쓴 적이 있는데 TV와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작은 돌섬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에 가보니까 '그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실 대통령이 자기 땅에 가는 것도 사건이 되고 역사적인 의미가 되고, 거기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기분이 묘했다"고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까, 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해서 (방문)했다고도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런 의도는 없는 것 같다"며 "특별히 대통령이 전환할 국면에 있는 것 같지도 않고…"라고 했다. 또 자신들을 동행시킨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첨예하지 않게 문화적, 생태환경적 인상을 주고 싶어서 데려간 것 같다"면서 "오늘의 느낌을 당장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다"고 말해 조만간 글이나 작품을 통해 표현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공포하자 한 일간지에 '시마네 촌것들 다스리는 법'이라는 글을 기고, "북한이 원하면 독도를 북한의 대일 방어용 미사일기지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주영 씨는 "그야말로 역사적 현장이었다"며 "단군 이래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이 처음인 현장을 목격하는 거리에 있었다는 것을 상당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토가 거기 늘 있다는 것을 생각하다가 대통령과 함께 국민의 자격으로 함께 가서 내 국토에 발 올리고 서 있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 씨의 독도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독도를 두세 번 간 사람은 거기 근무하는 사람말고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독도와의 깊은 인연을 밝혔다. 처음에는 상륙 허가를 받지 못한 채 태풍을 만나 불법적으로 상륙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고, 두 번째는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독도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에 한 방송사의 리포터로 참여하면서 방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금껏 대통령이 방문하고 싶어도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못했는데 나까지 그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독도 방문 배경을 밝혔다고 전하면서 "국가원수가 자기 국토를 방문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울릉도에 도착해서 환영나온 200여 명의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한 것에 대해서는 "'저 분, 참 자상한 분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대통령이 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의 가정사를 소상하게 꿰고 있더라"며 이 대통령에 대한 느낌도 함께 전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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