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거엔 일시적 비행…지금은 나쁜 문화에 깊게 빠져"

청소년 도우미 20년 외길, 아름다운교회 이주용 목사

아름다운교회 이주용 목사는 경산에서
아름다운교회 이주용 목사는 경산에서 '청소년 도우미'로 선도적 역할을 하며, 목회자로 지역사회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아름다운교회(경산 중방동) 이주용(58) 목사는 '청소년 도우미'로 경산에서 잔뼈가 굵었다. 경산이 고향인 이 목사는 20여 년 전부터 지역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몰두했다. "교회의 의무 가운데 하나가 지역사회 봉사잖아요. 지역에 정신적으로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자라나는 청소년에 눈을 돌렸어요." 이 목사는 경산에서 처음으로 청소년상담소를 운영했고 가정문제 상담에도 눈을 돌렸다. 최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침 무료급식을 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청소년, 가정문제 상담가

이 목사의 청소년을 위한 첫 사업은 1990년 경산청소년문화연구소 설립이었다. "수요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던 한 여학생이 청소년들에게 폭행을 당한 적이 있어요. 폭행한 청소년들을 찾아가보니까 일탈 행동을 서슴없이 하더라고요. 그 사건을 계기로 주변 선후배들을 모아서 귀갓길에 선도활동을 해야겠다 결심했죠." 선도활동을 조직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것이 경산청소년문화연구소였다. 이후 청소년문화연구소는 선도활동뿐 아니라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학교를 찾아가는 문화사업인 청소년광장(현 청소년어울마당)도 시행하고 있다.

이 목사는 청소년들이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인도할 청소년 상담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당시 경산에는 청소년 상담을 하는 곳이 없었다. 이 목사는 그 길로 청소년상담소를 설치, 자원봉사자들과 운영을 시작했다. 이 목사는 상담하면서 숱한 사연을 많이 만났다. "한 할머니가 가출한 손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중학생이었던 손녀를 찾고자 인근을 다 뒤져 결국 찾았지만 또다시 가출해 서울까지 찾으러 간 적도 있어요. 결국 지금은 그 여중생이 정상적인 가정주부로 지내고 있죠."

시대가 바뀌면서 상담 사례도 변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일시적인 비행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학교폭력과 자살 등이 큰 문제죠. 요즘 아이들이 나쁜 문화에 너무 깊게 물들어 있고 정신적으로도 과거보다 나약해진 것 같아 안타까워요."

1999년 IMF 직후 이혼 가정이 급증하면서 이 목사는 경산시로부터 청소년상담소를 가정문제상담소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는 청소년상담소가 여기저기 생겨났지만 가정문제상담소는 주변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가정문제상담소로 변경했다. 이를 위해 이 목사는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을 별도로 공부했다. "초창기 상담에서는 가해자가 남자라는 등식이 성립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해자 가운데 여성도 많아요. 좋지 않은 쪽에도 양성평등이 이뤄지는 것이죠." 가정문제상담소는 자원봉사 형식으로 운영되다 2005년 사회복지시설로 바뀌면서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 청소년 아침 무료급식

이 목사는 2010년 아침밥을 먹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보도를 접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학습능력도 크게 떨어진다는 내용이었죠."

이에 관심을 가진 이 목사는 선례를 찾으려 했지만 노숙자 대상은 있어도 청소년을 위한 무료 아침급식은 없었다. 같은 해 이 목사는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고 마음먹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침 무료급식을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무료로 아침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에 더해 청소년의 집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도 병행했다. 도시락 배달을 한다는 소식에 신청자가 급증해 지금은 120명의 청소년이 도시락을 받는다고 한다. 이 목사는 도시락 배달 인원 9명을 비롯해 20명의 자원봉사자와 무료 아침급식에 열성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마침내 70㎡ 규모의 무료급식센터도 마련했다. 지금까지 누적 이용인원이 1만2천여 명에 이른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5월에는 국제청소년봉사단체인 글로벌나눔네트워크로부터 청소년 아침 무료급식소 전국 1호점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아침 무료급식을 주 2회로 늘릴 예정이에요. 이를 위해 후원자와 봉사자도 모집 중이고요. 장기적인 목표는 경산에 청소년 문화공간인 청소년회관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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