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 수는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13개였지만, 4년 전 이웃나라 중국과 달리 8시간(서머타임 적용)의 시차 등 여러 가지 난관을 헤치고 거뒀다는 데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은 64년 전인 1948년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워 런던에 입성했다. 동메달 2개를 따내며 59개 참가국 가운데 3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64년이 지난 2012년 한국은 올림픽 역사를 뿌리내린 런던에서 당당히 세계 5위에 오르면 스포츠 강국임을 세상에 알렸다.
한국의 선전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사격(금3 은2), 펜싱(금2 은1 동3)에 전통적 강세 종목 양궁(금3 동1)의 힘이 컸다. 여기에 유도(금2 동1)가 제 몫을 다해줬고, 레슬링은 끊어진 금맥을 8년 만에 이었다. 체조에선 사상 첫 금메달도 나왔다.
13개의 금메달 중 사격'펜싱'양궁 3종목이 거둔 금메달 수는 무려 8개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그러나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 금 2, 은 1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역도는 이번에 빈손으로 돌아갔다. 배드민턴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남자 복식 우승후보 이용대'정재성 조의 동메달로 간신히 '노메달'을 면했다. '금메달 밭'으로 손꼽힌 태권도도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와 같은 금메달 4개를 목표로 했지만 기대보다 부진했다.
신구 효자종목 간 엇갈림이 있었고, 사상 첫 동메달을 거머쥔 축구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핸드볼'배구 등 구기종목이 세계정상을 위협, 다음 대회 때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리듬체조 손연재도 사상 최초로 결선 진출에 성공한 뒤 세계 5위에 오르며 한국 리듬체조의 희망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 역시 한국의 기초 종목은 세계 톱 5의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러낸 한국은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에서 단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출전선수마저 겨우 17명만이 참가했다. 메인스타디움서 펼쳐진 트랙과 필드 경기서는 고작 5명이 전부였다.
수영 역시 큰 고민거리를 떠안았다. 박태환을 빼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수영은 육상 다음으로 많은 금메달이 걸린 종목. 신체적 조건, 기술력 등의 한계로 육상과 수영에서 제2의 박태환이 탄생할 거라는 기대를 걸긴 어렵다.
반면 유럽세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펜싱은 대기업의 후원과 꾸준하게 국제 경험을 쌓으면서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에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사격, 양궁, 축구 등에 쏟아붓는 관심 역시 엄청나다.
세계 5위의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한 한국. 그러나 주 경기장 시상대에 태극기가 걸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점은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올림픽이 됐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기초 종목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이번 대회를 결산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새겨야 할 과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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