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노총 지지 철회…통진당 분당 탄력

신당권파 "신당 창당 초석"…구당권파 "현장 의견 달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14일 오전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진보진영의 정계개편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당 해산 및 신당 창당을 도모해온 통합진보당 신(新) 당권파로서는 이날 민주노총의 결정으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지난 5월 기준 통합진보당 당원 7만5천여 명 가운데 민주노총 소속은 3만5천 명에 달한다.

민주노총은 13, 1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의결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이어진 11시간 동안의 마라톤 회의 끝에 표결을 통해 지지 철회를 결정했다. 39명의 집행위원이 표결에 참가해 27명이 찬성했다. 이로써 민주노총은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전개해 온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잠정 중단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결정문을 통해 "현재의 통합진보당은 1차 중앙위원회가 결의한 혁신안을 민주노총 조합원과 국민적인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실현하지 못했다"며 지지 철회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결정이 통합진보당 내 특정세력(구 당권파)과는 상관없는 독자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한 뒤 향후 진보 신당과의 연대를 포함함 모든 정치적 행보는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통합진보당 내 신'구 당권파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신 당권파는 당 해산 및 신당 창당을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며 웃음꽃을 피운 반면 구 당권파는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일 뿐 일선 현장에서의 의견을 다룰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지지 철회 결정이라는 '상징적 의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신 당권파 측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회의 성격인 진보정치혁신모임의 수도권 보고대회를 열어 세몰이를 가속화하는 한편 민주노총의 지지 철회 결정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구 당권파 측 관계자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공식적인 지지 철회가 각 부문과 당원들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지지하는 부문은 많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향후 진보정치권에서 전개될 정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 가입조합원들이 중앙의 결정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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