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단체 참여줄고 내용 매년 비슷
# 지역만의 뛰어난 콘텐츠 성패 기로
대구만의 특화된 콘텐츠로 대구 4대 축제의 하나로 간주돼 온 '대구호러공연예술제'가 공연예술 축제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으며 이달 3~5일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열린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4년 대구호러연극페스티벌에서 출발한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대구만의 폭염을 공포로 승화시키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국 처음으로 공포를 주제로 공연 축제를 펼치며 대구 예술의 위상을 높인 것이 사실이다. 대구 연극계의 자발적 동참으로 시작한 이 축제는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2회 때부터는 대구시로부터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까지 매년 10~15일 동안 대구스타디움공원에서 열린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극단 7, 8개 팀을 포함해 공포연극과 잔혹극·창작연극 등 다양한 호러 공연이 진행되며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연극계 인사는 "당시만 해도 대구 곳곳에 소극장들이 호러 연극을 준비하느라 부산했고 시민들도 호러 축제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며 "관람객이 많을 때는 30만 명에 이르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열린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연극 단체들의 참여가 거의 없는데다 해마다 콘텐츠가 대동소이하고 공연예술보다는 단순한 행사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호러공연예술이라는 정체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갈수록 위축되면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오페라축제 등 지역의 다른 대규모 축제에 비해 크게 수준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문화계 일각에서는 지역의 훌륭한 콘텐츠를 사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대구연극협회 관계자는 "당초 연극제 형식에서 공연예술제로 바뀌면서 복합 공연이 이뤄지다 보니 다소 나열하는 형식의 행사성으로 비치기도 한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장르 간 이기주의와 턱없이 부족한 예산 등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다.
문화계에서는 주관 단체인 연극협회와 대구시가 좀 더 의지와 열의를 갖고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극계 관계자는 "호러공연예술제는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으면서 세부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열의를 갖고 준비하면서 연극계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계의 동참을 이끌어낸다면 명실상부한 대구 대표축제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몇 년 동안의 노력으로 겨우 자리를 잡는 듯하던 문화상품이 성패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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