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서 자동차로, 대구에서 세계로'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경창산업이 100년 역사를 목표로 내건 슬로건이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자동 변속기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경창산업은 변속기 부분에만 지난해 4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 기업이다. 창립 초기 자전거 부품 생산 기업에서 자동차 부품 선두 기업으로 성장한 경창산업은 100년 기업이 아닌 1천년 기업을 꿈구고 있다.
◆자전거에서 자동차로
1961년 10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대구시 중구 동인동의 작은 창고에서 '경창공업'으로 창립한 경창산업은 창업주인 손기창 명예회장의 '기술 사랑'에서 싹텄다.
어린 시절 가난에서 벗어나 가족과의 행복을 위해 일본에 건너간 손 회장은 금형과 도금 등 선진 기술을 배워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 초기 회사는 정부의 자전거공업산업 육성에 발맞춰 자전거 체인 덮개를 만들었다. 손 회장은 "자전거의 많은 부품 중 체인 덮개는 당시 기술력이 없으면 시도할 수 없는 분야였다"며 "내가 가진 선진 기술로 성공하겠다는 나의 꿈에 첫발을 내딛기 위해 도전했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손으로 체인 덮개를 만들어냈지만 손 회장은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덕분에 창업 1년 만에 국내 자전거 부품업계에서 이름을 알리는 회사가 됐다.
경창산업이 자동차 부품 회사로 전환한 것은 1972년. 원시적으로 자전거 부품을 만들던 시절에서 10년 만에 경창산업은 첨단 자동차 부품 생산에 도전할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현대자동차 개발부장이 직접 찾아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보겠냐고 권유해왔다"며 "회사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게 된 결정적인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후 경창산업의 성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함께였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중 가장 먼저 작업환경 개선 시범 사업을 시작했으며 프레스 작업 개선 등 품질 향상을 위해 도전했다.
◆오토밋션 강자로
1996년 회사는 현재의 주력 산업인 오토밋션(TM) 신규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 오토밋션은 주물로 만든 까닭에 무게도 무거웠고 연비도 좋지 않았다. 경창산업은 이러한 부분을 개선한 신세대 오토밋션 생산에 도전했다.
손일호 대표는 "1996년부터 오토밋션 생산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10년간 3천억원을 투자했다"며 "당시 IMF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정부의 산학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술을 갈고 닦았다"고 말했다.
결국 회사는 비절삭 점진성형공법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무게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경창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에 대한 열정과 스피드 경영 방침 덕분이다. 차달준 전무는 "우리 회사는 본사와 TM부서에 각각 전자 분야,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가 있다"며 "회사는 이 연구소를 통해 신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술로 생산한 경창산업의 오토밋션은 현대자동차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다. 차 전무는 "현대자동차에 사용되는 미션의 90%를 우리가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로 진출
오토밋션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자리매김한 경창산업은 연 매출 1조원을 향한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꾸준한 연구로 획득한 해외특허 40여 개와 지적재산권 300여 건 등 '탄탄한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지금의 단순 부품에서 조립 분야까지 확대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은 물론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창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분야에 대한 연구도 이미 진행 중이다.
차 전무는 "연료전극판과 해상 풍력, 중공업 특수가공 분야 등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소성 가공 분야는 모두 도전할 계획이다"밝혔다.
반세기 역사를 이어온 경창산업은 매출 1조원 돌파라는 1차적 목표를 뛰어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장수 기업을 향해가고 있다. 손 대표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지금처럼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창업정신인 '정도경영'을 이어 100년 기업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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