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노총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하라

14일 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를 선언한 것은 예상됐던 결과이다. 진성당원 7만 5천여 명 가운데 3만 5천여 명이 민노총 조합원인 현실에서, 민노총의 이 같은 결정은 통진당 특히 구당권파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실은 결별선언이다.

민노총은 통진당을 더 이상 진보정치를 위한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다. 혁신은 오간 데 없고 냄새 나는 구태에 갇힌 채, 환골탈태하지 못하는 통진당에 대한 실망감을 대변한 경고이다.

통진당과 결별한 민노총은 각종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진보정치의 새판을 짜는 한 축이 되는 길목에 서 있다. 민노총이 진보정치의 새 길을 찾는 길에서 꼭 지켜줄 몇 가지 당부한다.

첫째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언행으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일들을 찾아내서 추진하라는 것이다. 최근 민노총 통일위원회가 통일골든벨을 주최하면서 막말을 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특히나 교단에 몸담고 있는 교사 신분의 사회자가 자기나라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원수라느니, '공천헌금 받아 처먹은 그년'이라고 표현을 한 것은 민노총에 대한 기대를 가로막는다.

둘째는 민노총이 일부 노조 간부들의 정계진출 통로가 되기보다는 제대로 된 노동정책, 환경운동,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여 현재가 불안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노동자, 빈곤층 등과 교감률을 높여가는 고민에 더 주력해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사파나 종북에 대한 친밀성보다 20-50(소득 2만 달러, 인구 5천만 명) 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의 성과에 가려 울고 있는 사회적 약자 층을 진정으로 보듬는 따뜻한 운동체로 거듭나기를 당부한다.

민노총이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을 더 기울일 때 노동세력의 정치참여화는 연착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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