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가 해마다 대구경북에서 200~300건씩 발생하고 있지만 무면허 운전 차단과 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4일 경주시 보문관광단지에서 고교생 전모(17) 군이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빌린 뒤 친구 4명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내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안동에서는 고교 1년생 등 10대 3명이 승용차를 훔친 뒤 경찰과 도심 한 가운데에서 추격전을 벌이다 붙잡혔으며, 같은 달 대구에서는 S(14) 군 등 2명이 차 키를 꽂아둔 채 주차 중이던 차량 4대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검거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에서 면허가 없는 미성년자가 낸 교통사고는 236건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의 대부분은 부모의 차를 몰래 몰고 나가거나 렌터카를 빌려 차를 몰고 나가 일으킨 것으로 렌터카를 빌릴 때 운전면허증을 위조한 경우도 있다.
실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운전면허증 위조'를 검색하면 대행해 주겠다는 사이트가 1만 개 이상 나온다.
대구시내 한 렌터카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청소년들에게 속아 렌터카를 대여해 준 적이 있는데 결국 사고가 났다"며 "운전면허증의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한 뒤 차를 빌려주지만 사진까지 위조해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교통전문가들은 청소년 무면허 운전이 숙지지 않는 것은 처벌이 미약하고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무면허 운전은 성인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청소년들은 대부분 형사입건한 뒤 50여만원 정도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은 초교생이 180건이었지만 중학생은 2건, 고교생은 9건에 불과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초교생의 경우 교사들이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으려 하지만 중'고교는 대부분 입시 위주 교육에 치우쳐 교통안전교육을 신청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무면허 운전에 운전면허증 위조까지 했다면 구속할 수밖에 없는 범죄"라면서 "청소년들이 면허 없이 운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범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홍보와 단속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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