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독도 세레모니' 굴욕 대응, 조중연 회장 사퇴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 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레모니'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이메일에는 박 선수의 행동을 '비신사적인 축하행위'로 단정 지으며 '두 단체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해 너그럽게 이해하고 아량을 베풀어주면 상당히 고맙겠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조 회장은 이를 두고 '사과'가 아니라 '해명'이라고 했지만, 누가 봐도 명백한 굴욕적인 저자세를 취했다. 박 선수의 행위는 정황상 경기 후 일어난 우발적인 행위일 뿐인데도 '비신사적인 축하행위'로 규정함으로써 잘못을 인정한 꼴이 되고 말았다. 또 아량을 베풀어달라고 운운한 것도 국민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표현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일과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전문을 보낼 필요조차 없었으며 전문을 보냈더라도 박 선수의 행위를 설명하는 정도로 당당하게 임했어야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독도 세레모니'를 정치적 행위로 규정해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응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IOC의 시각과 관계없이 우리 입장을 떳떳하게 알리면 되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조 회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조 회장은 이번 파문과 성격은 다르지만,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경질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했거나 횡령으로 물의를 빚은 축구협회 전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이전에도 축구협회 수장으로서 문제를 드러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적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어설픈 행정으로 올림픽 동메달의 성과를 깎아내린 점을 반성하고 수뇌부 퇴진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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