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검증 공세가 본격화하면서 대선 정국의 변수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안 교수에 대한 검증 작업은 '브이소사이어티' 활동 논란을 계기로 출발했다. 칼날은 안 교수가 2000년대 초반 재벌 2, 3세들과 '브이소사이어티' 활동을 함께한 것을 매개로 주로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성 여부에 맞춰졌다. 재벌 개혁을 강조한 안 교수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서명하고 재벌들과 함께 인터넷 은행 설립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벌 개혁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안 교수의 지지율이 이달 초 5%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동으로 잠시 검증 공세가 주춤하면서 안 교수의 지지율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최근 안 교수가 '안철수연구소'(현재는 '안랩')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인 1999년 10월 친인척을 회사 주요 임원으로 채용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안 교수가 '안랩' 설립 당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1년 뒤 BW를 행사해 300억여원의 주식 평가이익을 얻었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사회에 안 교수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한의사인 동생 안상욱 씨가 임원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안 교수가 큰 차익을 남긴 BW 발행 등의 과정에서 부인과 동생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안 교수 측은 금태섭 변호사를 주축으로 사실상의 검증 대응팀을 꾸려 적극적으로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금 변호사는 19일 "당시 이사회 구성은 대기업 투자사들이 선임한 이사가 과반수여서 가족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월급을 받기 어려운 데다 리스크가 커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이사 및 감사 자리에 올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가족이 한 푼도 안 받고 이름만 걸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번엔 안 교수의 거짓말 주장으로 검증 공세가 흐르고 있다. 안 교수가 2004년 출간한 책에서 "안 연구소에는 친척이 한 명도 없다"고 했는데,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안 교수의 부인과 동생, 장인 등이 이사와 감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을 놓고 안 교수가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한편 민주통합당도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안 교수와의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뚜렷한 세력도 없는 안 교수가 거대한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검증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정세균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인 최재성 의원은 17일 안 교수의 보편적 증세론을 비판하면서 "안 교수에게 민주당의 1% 슈퍼 부자 증세에 동의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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