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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가고 싶은데 내신 약하다고? AAT로 반전 노려봐!

경북대 AAT 전형 심층 분석

수도권 대학의 경우 대학별고사(논술, 적성검사) 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지역 대학들 대부분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북대 AAT 전형은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전형이다. 지난해 경북대 AAT 전형에 응시해 시험을 치르고 있는 학생들. 매일신문 자료사진
수도권 대학의 경우 대학별고사(논술, 적성검사) 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지역 대학들 대부분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북대 AAT 전형은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전형이다. 지난해 경북대 AAT 전형에 응시해 시험을 치르고 있는 학생들.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학진학적성검사(Academic Aptitude Test'이하 AAT) 전형은 경북대 수시모집의 대표적 전형이다. 적성검사라는 이름 때문에 서울'경기 지역 대학들이 택하는 전공적성검사 전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공적성검사가 객관식 문제를 빠르게 풀어야 하는 것이라면 AAT 경우 오히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치르고 있는 논술고사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AAT 전형은 경북대의 다른 수시모집 전형과 마찬가지로 9월 5일부터 11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시험 일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8일)이 끝난 후인 11월 17일. 지원자들은 어느 정도 성적이면 AAT 전형에 도전해볼 만하고, 또 어떻게 이 시험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해 AAT, 어땠나요?

지난해는 경북대 AAT 전형이 도입된 첫해. 장재무(경영학부 1학년) 씨는 인문계열 AAT를 치러 당당히 합격했다. 당시 재무 씨의 내신 성적은 평균 2등급 초반. 수능 성적은 언어영역 2, 수리영역 1, 외국어영역 2등급이었다. 수도권 대학의 논술 전형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다 경북대 AAT 전형으로 방향을 틀었다. 여름방학 때부터 경북대에서 발표한 모의 문제를 풀면서 본격적으로 AAT에 대비했다.

"글을 길게 쓸 필요가 없어 일반적인 논술시험만큼 부담스럽지 않았아요. 수능 공부와 병행해서 준비하기 수월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수능 언어영역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비문학 지문을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 정도 실력이 있다면 AAT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해요."

윤종민(전자공학부 1학년) 씨는 지난해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종민 씨의 내신 성적은 평균 2.5등급. 수능 모의평가 때 성적도 평균 2등급 정도였는데 실제 시험에서 언어영역 3, 수리영역 4, 외국어영역 2, 과학탐구 2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평소 성적이라면 정시모집으로도 합격을 노려볼 만했으나 이대로라면 고배를 마실 게 뻔했다. 하지만 AAT 전형을 통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AT 전형 원서를 쓰길 잘했다 싶어요. 수능 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AAT를 잘 친 덕분에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기본 개념과 배경 지식들을 틈틈이 챙겨두고 수능이 끝난 뒤 집중적으로 파고든 게 주효했어요."

일반적인 논술에 비해 준비 부담이 적다는 것이 AAT 전형으로 입학한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 혜화여고 박재완 교사도 올해 수험생들에게 비슷한 조언을 하고 있다. 박 교사는 "수도권 대학의 논술시험과 달리 AAT는 수능과의 연계성이 커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 대체로 AAT 성적도 좋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는 시험"이라고 했다.

◆AAT, 평가 요소와 출제 방향은?

경북대(상주캠퍼스 제외) 2013학년도 수시 모집 인원 2천517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이 AAT 전형이다. 교과 전형(학생부 100%) 모집 인원이 708명(28%)인 데 비해 AAT 전형은 1천166명(46%)을 선발한다. 전년도 대비 교과 전형은 981명에서 708명으로 모집인원이 줄었으나 AAT 전형의 경우 1천64명에서 1천166명으로 늘었다.

AAT 전형의 요소별 배점은 학생부 성적(교과) 100점과 AAT 성적 400점을 합산해 총점 500점 만점. 전형방법에서 알 수 있듯 AAT 전형 경우 AAT 시험 성적이 당락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신 반영 방식에서 전년도엔 등급 간 점수 차가 1점이었으나 올해는 0.5점으로 줄었기 때문. 내신 성적이 1등급인 학생이 100점, 내신 성적이 5등급인 학생이 98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경북대 김판수 입학전형실장은 "영어교육학과와 체육교육학과 외에는 AAT 전형을 두고 있다"며 "최저 수학능력 기준은 계열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수능 2개 영역 각 2등급"이라고 했다.

올해 AAT는 어떻게 출제될까. 인문계열 AAT 경우 기존 논술고사와 달리 약술형으로 바뀌었으나 논술에서 요구하는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평가한다는 점에선 같다. 따라서 기본 개념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전년도 출제 문제의 경우 제시문 내용은 대체로 평이했다.

자연계열 AAT 경우 수학은 제시문에 주어진 사실을 근거로 집합의 포함 관계를 이용하거나 명제의 추론 규칙을 이용하면 쉽게 풀 수 있다. 결정 과정에서 명확한 근거를 서술하는 것이 관건. 고교 과정의 수학적 개념을 명확히 알고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과학은 제시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면 추론 과정을 통해 답을 적을 수 있는 수준이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전년도 출제 경향으로 미뤄보면 이번 역시 수능을 착실히 준비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될 것"이라며 "기출 문제를 풀면서 반복 연습을 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AAT 전형, 노려볼 만한 지원자는?

전년도 상위권 학과 AAT 전형 합격자의 학생부 교과 평균은 약 3등급. 교과 전형 합격자의 학생부 교과 평균이 약 1.5등급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2013학년도에는 학생부 등급 간 반영 점수 차이가 전년도 1점에서 0.5점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합격자의 내신 성적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AAT 전형은 모집인원의 50%를 우선선발한다. 우선선발의 최저 수학능력 기준이 일반선발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의 최저 수학능력 기준보다는 낮은 편이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의 우선선발 경쟁률이 평균 3~5대 1 사이인 반면 경북대 AAT 전형 우선선발의 경쟁률은 훨씬 치열하다. 작년 경우 모집인원이 작은 상위권 학과의 우선선발 경쟁률이 10대 1을 넘은 경우가 많았다. 영어교육학과는 무려 2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우선선발에 해당하는 최저 수학능력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합격의 열쇠는 AAT 시험에 있는 셈이다.

2013학년도에는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우선선발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저 수학능력 기준이 상당히 높다. 건국대조차도 인문계열 최저 수학능력 기준은 3개 영역 등급 합이 4이며, 자연계열은 3개 영역 등급 합이 5다. 물론 일반선발의 최저 수학능력 기준은 2개 영역 2등급 이상 또는 3개 영역 이상 2등급으로 우선선발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사)지식플러스 김기영 연구실장은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의 우선선발에 포함되지 않은 수험생들은 일반선발 합격률이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평소 수능 모의평가에서 평균 2등급인 학생들은 주요 상위권 대학의 일반선발 기준에 맞춰 지원하는 것보다 경북대의 우선선발 기준이 충족되기 때문에 경북대 AAT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덕원고 이준영 교사는 "내신 성적에 비해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 특히 수능 성적이 올라가는 추세라면 AAT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며 "가령 내신 성적이 3~5등급이고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2등급 내외인 학생이 경북대 진학을 원한다면 AAT 전형을 적극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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