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박근혜 후보, 변화된 모습으로 대선에 임해야

박근혜 의원이 20일 열린 경선에서 84%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박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일방적 우위를 보여 예상된 결과라 하더라도 역대 다른 경선과 비교해 민주 정당에서는 유례가 없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박 의원은 집권 여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이자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처음으로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박 후보가 대권 도전에 나서게 된 데에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후보는 또 경선 과정에서 한국형 복지의 창출, 경제 민주화, 일자리 창출 등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들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이러한 평가에 힘입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의 견고한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한편으로 박 후보에게는 부정적 평가도 따라다닌다. 경선 규정과 경선진행 방식을 둘러싸고 다른 경선 후보들의 의견을 소홀히 해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16군사정변과 유신체제에 대한 역사 인식 역시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천비리 의혹을 대하는 자세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박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지만, 경선 투표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41%에 그친 점이 그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박 의원은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는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국민이 모두 행복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공천 시스템을 개혁하고 특별감찰관제 도입과 상설특검을 통해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후보의 수락연설은 확고한 지지층 못지않게 반대층도 적지 않은 현실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던진 과제라 할 수 있다.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론과 국민 행복론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 변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친박과 비박 구분없이 당을 아우르고 과거와 다른 정책 변화를 설명함으로써 국민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해나가야 한다. 과거와 단절하는 역사 인식도 보여주어야 한다. 박 후보가 긍정적으로 더 많이 바뀌어야 정치가 발전할 수 있으며 야권 후보와 겨루는 12월의 대선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국민은 이번 대선이 차선의 지도자가 아닌 최선의 지도자를 뽑는 축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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