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밝힌 핵심 화두는 국민 대통합, 부패 척결'정치 개혁, 국민 행복, 한반도 평화 등이다. 지난달 10일 발표한 대선 출마선언문에 비해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박 후보가 가장 우선으로 꼽은 과제는 국민 대통합이다. 그는 "저부터 대화합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출마선언문의 "어떤 국민도 홀로 뒤처져 있지 않게 하겠다. 단 한 명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같이 가겠다"는 표현에서 대폭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에 대해 수도권'중도층'2040세대 등 자신의 취약계층으로 지지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5'16 등 민감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 변화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수락 연설에서 특히 강화된 부문은 부패 척결과 정치 개혁 분야다. 출마 선언 이후 터져 나온 4'11총선 공천 헌금 의혹의 영향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부패와 비리에 어느 누가 연루돼 있다고 해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와 제 주변부터 더욱 엄격하게 다스리겠다"고 천명했다. 당초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사과의 뜻도 담길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제외됐다.
박 후보는 '국민 행복'에 대해선 기존의 틀을 유지했다. 출마선언문에서 밝힌 대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국민 행복 시대를 위해 정부부터 바꾸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또 국민 행복을 위한 핵심 과제도 출마 선언 당시와 같이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꼽았다. 다만 이 같은 과제가 담긴 '오천만 국민행복 플랜'을 수립'추진할 기구로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진전이란 평가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한 발언도 구체화됐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촉발된 한일 관계의 급랭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20일 "주권을 훼손하거나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 유지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협력을 위한 새로운 틀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위기의 시대에는 준비된 지도자, 안정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한 발언은 장외에 머무르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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