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몇몇 콜택시 업체 소속 기사들이 폭주와 난폭 운전을 일삼아 이용객들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경찰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18일 새벽 대구 중구 삼덕동 로데오 골목 인근에서 기자가 난폭 운전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콜택시를 타봤다. 택시에 올라 타 "달서구 상인동으로 가자"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부웅'하는 소리와 함께 급가속을 했다. 택시는 앞을 가로막는 차량을 이리저리 피하며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을 했다. 신천대로에 진입하자 택시의 속도계는 150km가 넘었다. 앞산순환도로를 거쳐 상인동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았다. 평소 버스를 타면 40분 정도 걸리는 구간을 10분도 안 돼 주파한 것. 택시 기사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신호 위반은 기본이었고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는 곳은 중앙선을 넘어 단속을 피했다.
이 택시 운전사 정모(29) 씨는 "속도를 더 잘 내기 위해 엔진을 개조해 가속력을 높였다"며 "택시를 타고 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달리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 이 회사에 취직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택시 업계에 따르면 폭주와 난폭 운전을 일삼는 콜택시는 4개 업체가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서는 "대구의 폭주 택시를 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학생 오모(26) 씨는 몇 달 전 폭주 택시를 탔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택시 기사가 커브길을 무리하게 돌다가 길가의 벽과 충돌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오 씨는 그 후로 지하철만 이용하고 있다. 오 씨는 "그 업체가 폭주 택시인지 모르고 불렀다가 화를 입었다"며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37) 씨는 "폭주 택시를 한 번 탄 적이 있는데 운전을 조심해서 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며 "폭주를 하려면 혼자서 하지 왜 아무 죄 없는 손님까지 위험에 처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난폭 운전을 하는 콜택시 업체에 대해 파악된 바가 없다"며 "실제 폭주 택시가 있는지 확인한 뒤 단속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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