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금리시대 변동금리 유리해져…옮겨 탈까 대출 고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금리 선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출신청자가 은행에서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금리 선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출신청자가 은행에서 대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한 차례 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정금리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다. 은행 개인여신 담당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 대출이 대다수인 점 등을 들어 각자의 사례에 맞는 적합 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변동금리의 유혹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로 내렸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대로 떨어졌다. 27개월 만으로, 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고정금리 대출도 줄어들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이율은 지난달 최저 4.13%에서 이달 들어 3.91%로 낮아지는 등 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3%대로 내려갔다. 최저금리가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CD금리 연동 주택담보대출도 전달보다 0.3% 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졌다.

업계는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더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이자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신규 고정금리 대출(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 합계) 감소로 이어졌다. 신규 고정금리 대출은 지난달 2조6천211억원으로 앞선 6월(3천981억원)보다 13.2% 줄었다. 4대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고정금리 대출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 55.1%에서 50.8%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무조건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0년 이상 갚아나가야 하는 장기 대출자는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금리 적격대출도 인기

고정금리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난달 4대 은행 신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고정금리 대출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경기 불황 장기화 등을 고려할 때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 추이를 보면 식지 않은 고정금리의 인기가 나타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적격대출은 지난 3월 출시 후 6개월 동안 총 4조원이 팔려나갔다. 주택금융공사는 연말까지 11조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판매 목표로 내걸었던 3조∼5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적격대출의 인기는 낮은 금리 덕분이다. 적격대출은 10년 만기 상품 금리가 연 4.1∼4.4%에 불과하다. 상환기간을 35년으로 해도 최고금리가 연 4.9%다. 5%를 넘기지 않아 변동금리 대출보다 조건이 유리하다. 이용실적이 가장 많은 SC은행의 '순수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 기간이 10~30년으로 금리는 연 4.4~4.7%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금리 갈아타기 수단으로 적격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가 적격대출을 받은 사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판매액 4조원 가운데 2조8천억원(70%)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목적으로 한 대출이었다.

적격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대출을 받은 3년 뒤에는 면제돼 부담도 적다. 혹시 시장금리가 대폭 내려갈 경우 수수료 걱정 없이 중도상환하고 다른 대출로 옮겨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 대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고정금리를 택하라는 조언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구은행 개인여신부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추진 등으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단기적 대출금리 변동성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금리 리스크 회피 성향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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