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연내 알뜰폰(MVNO'이동통신 재판매) 사업 진출을 밝히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21일 KT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알뜰폰 관련 협약을 맺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홈플러스 매장에서 기존보다 최대 30% 요금이 저렴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진다.
통신업계는 홈플러스의 진출로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먼저 사업을 시작한 중소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비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경쟁이 기존 통신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전국 130여 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어 알뜰폰 보급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 50만 명을 모았다.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5천300만 명 중 1% 정도 수준이다. 대형마트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면 알뜰폰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어 가입자 유치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홈플러스의 모기업인 테스코가 이미 영국에서 알뜰폰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알뜰폰 시장에 무난하게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됐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 활성화도 기대된다. 휴대폰 자급제는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다양한 유통망에서 휴대전화를 사고팔 수 있는 제도다. 대형마트가 통신업에 진입하면 자연스럽게 휴대폰 자급제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알뜰폰과 자급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금인하와 단말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가계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형유통업체의 알뜰폰 시장 진출 소식에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소업체들은 대형마트에 비해 단말기 수급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알뜰폰 사업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망을 제공하는 KT 입장에서는 홈플러스 알뜰폰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가입자를 빼앗아 오면 이에 대한 망 이용 수익도 올리고 이동통신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KT는 "대형 유통업체를 파트너로 둠으로써 알뜰폰 도매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동통신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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