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지방신문협회 류우익 통일부 장관 공동 인터뷰

"'통일항아리'는 핵무기보다 강한 통일염원모으는 데 도움'"

"통일항아리가 가득 차게 되면 핵무기보다 강하다. 핵무기는 못하지만 통일항아리는 통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통일 준비를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통일항아리'사업을 시작했다. 류 장관은 21일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 인터뷰에서 "통일항아리는 단순히 돈을 모으자는 것이 아니라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를 모으는 사업"이라며 "궁극적으로 통일에 대한 우리의 자신감과 책임감을 높이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통일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통일 지지 확산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항아리 운동에 대한 북한 반응은 어떤가.

▷북한은 통일항아리가 흡수통일을 위한 공작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누이 공개적으로 애기했고 항아리 위에 '평화통일'이라고도 써 넣었다. 남북간 교류 협력을 통한 분단 관리와 통일 준비,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통일부의 기조다. '통일생각'이라는 민간단체가 주체가 돼서 모금을 하고 있는데 모금액이 3억원을 넘어섰다. 정부입법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법적으로 통일기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회에서 이 법안을 처리해주는 것이다.

통일항아리는 기금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금을 내는 행위를 통해 통일 의지를 국민들이 갖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독일이 '단결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동'서독이 서로 단합하는 세금처럼 만들었는데, 통일항아리의 1차적 목적은 통일 의지를 모으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북한 핵문제가 꼬여있다. 해법은 없는가. 중국역할론에 대한 생각은.

▷북핵에 대한 현실적으로 유용한 플랫폼은 '6자회담'이다. 그러나 한 걸음도 못나가고 있다. 김정일 사망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 또 한 번 엉켰다. 6자회담이 재개돼 풀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엉뚱하게도 헌법 전문에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내용을 넣어 북핵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두 가지 측면, 중국 자신을 포함한 동북아 평화 구도를 위해 북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북한을)도와주겠다고 하지만 실제 북한 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경험과 의지, 재원을 가진 곳은 한국밖에 없다. 북한이 어려운 과정을 잘 이겨내길 바라고 있다.

-남북 관계의 최대 현안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다.

▷남북 관계가 (우리 정부의)최고의 선(善)이 아니다. 국민의 생명이 최고의 선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남북 관계를 열 생각은 없다. 금강산 관광은 북한이 우리 관광객을 총으로 쏴서 사망케 하면서 중단됐다. 우리는 북한 당국이 신변 안전 보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나온 얘기가 과거에 김정일 위원장이 현정은 회장에게 '걱정하지 말고 관광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것은 당국의 신변 안전 보장이 아니라고 본다. 신변 안전 보장이 정부의 마지노선이다. 개성공단은 남북한이 공유하는 통일 정책의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우리가 중요한 자산이라고 보듯이 북한도 개성공단은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5.24 조치를 통해 신규 투자는 규제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

▷대통령의 실적이나 장관의 업적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남북 관계의 정도(正道)로 생각하는 길로 갈 것이다. 북한에 도움이 되고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정부 들어와서 남북 관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남북 관계를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정부의 노력과 핵무장을 하는 북한의 의도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20년 동안 도발과 보상,대화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이 과정을 지켜볼 수 없었고 북한도 이제 옛날식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북한도 변화하고 국제사회와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다만 그렇게 행동할 용기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 정부는 남북 간의 교류 실적을 남기는 데에 연연해하지 않고 올바른 관계로의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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