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레드라이트' '제이니 존스'

심령술사와 과학자의 대결 vs 음악 함께하는 부녀의 갈등

레드라이트
레드라이트
제이니 존스
제이니 존스

극장의 주요 관객층인 대학생들의 2학기 개학을 앞두고 경쟁 작품들의 눈치를 보며 개봉 시기에 장고를 거듭하던 여름 개봉 예정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심령술과 과학의 대결을 다룬 영화 '레드라이트'이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심령술의 사실 여부를 조사해 나간다는 기발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 와 '시고니 위버'를 비롯해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모든 심령술 자체가 미신이며 사기라고 생각하는 천재 물리학자 톰 버클리(킬리언 머피)와 심리학자인 마가렛 매티슨(시고니 위버)은 30년 만에 돌아온 당대의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로버트 드 니로)가 갖춘 능력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하게 된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심령술사와 초능력자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했고 지금까지는 사기 행각들을 잘 파헤쳐 왔다. 그러나 실버가 갖춘 능력의 비밀은 쉽게 풀리지 않고 계속되는 실버의 심령술을 보며 버클리의 과학적 믿음 역시 악몽을 거듭하며 흔들리기 시작한다.

물리학자와 심리학자가 합세해 심령술사와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의 설정은 기존의 신비함으로 포장돼 있던 심령술을 관객으로 하여금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가짜들을 쫓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마치 형사 같아 추리물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제2의 M. 나이트 샤말란이라 불리는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의 작품인 탓인지 영화의 포스터 역시 유사한 소재를 다룬 '식스센스'를 참고한 흔적이 있다. 상영시간 113분, 15세 관람가.

'제이니 존스'는 이제 우리 관객들에게 익숙한 음악 영화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의 사랑스러운 꼬마 '아비게일 브레스린'이 음악 소녀가 되어 관객들을 기다린다.

철 지난 록밴드의 보컬인 에단은 멤버들과 지지부진한 공연을 이어가며 술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기억에 없는 여인이 갑자기 찾아와 에단의 딸이라며 13살 꼬마 제이니를 두고 홀연히 떠난다. 느닷없는 상황에 에단은 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제이니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하지만 결국 자신을 닮은 눈과 음악적 재능을 보면서 닫힌 마음을 열어간다. 제이니 역시 자신의 외로움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아빠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방탕하게 살아오던 에단은 또 사고를 치고 밴드가 해체되면서 부녀에게는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음악 영화는 '원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원스의 개봉은 음악 영화를 마니아 장르에서 대중적인 장르로 변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우리 관객들에게 이제 음악 영화는 친숙한 장르에 가깝고 아직 아역배우임에도 영화 '싸인'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브레스린의 인지도 역시 국내에서는 높아져 이 작품은 안전한 흥행이 보장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국내에 음악 영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상영작인 만큼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더 흥행했던 '어거스트 러쉬'와 같은 관객들의 호응이 영화에 돌아갈지 결과를 기다려 본다. 상영시간 107분, 15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