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출 공무원 "뭐, 자발적 참여?"…대구 서구청 부서당 할당 논란

홍보 동영상·농구경기에 동원…휴가중에도 '윗선'에 호출당해

대구 서구청이 구정 홍보와 공무원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진행하는 몇몇 행사들이 자발적 참여가 아닌 '차출' 형태로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노조 대구서구지부에 따르면 서구청은 홍보용 동영상 제작에 출연할 공무원들을 뽑는 오디션을 22일 오후 7시에 했다. 공무원노조는 오디션에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게 아니라 각 주민센터나 부서당 1, 2명씩 차출해 참가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노조 대구서구지부 측은 "22일 열린 오디션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서구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공무원 간담회'로 알려지는 등 행사 주관 부서가 정확한 행사 내용을 공지하지 않은 데다 각 동장과 부서장들에게 1, 2명씩 차출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을지연습에 참가하고 있는 구청 직원들에게도 전화를 돌려 '잠시만이라도 참석하라'고 했고, 을지연습을 총괄해야 하는 구청장이 행사에 참석해 심사를 본 것도 상식에 어긋난 처사라는 것.

공무원노조 대구서구지부 허종훈 사무국장은 "홍보 동영상에 출연할 공무원을 선발하는 전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타의로 참석하는 공무원들이 많았는데 구청장이 '자율적 참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따졌다.

이와 함께 강성호 청장이 구청 공무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행사도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강 청장은 지난달부터 구청 및 동 공무원들과 매주 화요일 농구경기를 가져왔다. 강 청장은 농구경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참여를 원치 않는 직원은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휴가기간 중임에도 부서장의 요구로 전 직원을 참여하게 하거나 일부 부서는 농구경기 참여 순서가 돌아오면 할당식으로 농구경기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측은 "강 청장은 자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부서장 눈치를 보다 보면 타율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다른 지자체가 홍보 동영상 아이템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비밀리에 급히 추진됐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알리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구청장과의 농구경기는 "농구경기에 참여한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고 운동을 통해 구청장과의 소통수단이 돼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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