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보·보수 아우르는 박근혜…"대선 초반 이슈 선점 성공"

새누리 "국민통합 스타트" 문재인 "봉하행 긍정평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인 21일 박근혜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국민통합 스타트'로는 좋은 행보"라는 반응을 내놨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까지 "의미 있다. 환영한다"고 긍정평가했을 정도다. 22일 박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각 시대의 주요 축을 이룬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생각했다"며 자신이 낸 아이디어임을 고백했다. 언론은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광폭(廣幅)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23일 박 후보는 '가장 약한 곳'을 찾았다. 전국대학총학생회 모임이 주최한 '반값등록금 실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전국 39개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교감했다. 박 후보는 20일 전당대회장 앞에서 일부 대학생들이 관련 시위를 하는 것을 눈여겨보기도 했다. 앞서 17일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대학등록금이 실질적으로 무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구체적인 등록금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박 후보의 전직 대통령 예방과 이후 행보를 싸잡아 "정치 쇼"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기선 제압이 확실하게 먹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22일 "우리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자 민주통합당이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로 정신적 충격을 뜻함)에 빠진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홍일표 대변인은 "전통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이 여성을 대통령 후보로 처음으로 선출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개혁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세론 피로감에 물들어 있던 유권자층이 박 후보가 '다음에는 누굴 만날까' '어디를 갈까' 궁금해하게 만드는 것은 아주 좋은 행보"라며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고 포용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게 만든다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해질 시간까지는 모두 '박 후보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 스스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박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바꿔야지라고 하는 것을 굉장히 어색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제 생각이 여러 가지로 달라졌고 그렇게 표현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안보 부문에서만큼은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북의 공격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국민을 위협하고 목숨을 빼앗는 일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응분의 확실한 응징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을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가도록 해야 한다. 한국 국민을 손대면 안 된다는 철통 같은 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대통합을 위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에 대해서는 "경선 캠프는 국민들의 삶도 어려운데 거창하게 하는 게 부담이 돼 최소한으로 줄였고 같이 돕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양해를 구했다"며 "대선 후보가 된 만큼 선대위를 꾸릴 때 당의 능력 있는 분들, 외연도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모든 당협위원장, 그 외 밖에 계신 좋은 분들도 영입해 많은 분들이 동참해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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