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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합 행보 박근혜, 진정성 더 보여주어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국민 통합을 위한 파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다음날인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난 데 이어 22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방문했다. 또 격차가 있는 상태에서 국민 통합은 허무한 일이라며 복지 강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증세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후보가 보수 진영보다 진보 진영의 지도자 묘역을 먼저 참배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갈등을 빚었던 박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반대 세력에도 손을 내밀겠다는 몸짓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참배만 하고 고인에 대한 언급이 한 마디도 없었던 점을 보면 이러한 행보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주창하는 '국민 통합'이라는 가치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화해 못지않게 경제적 측면에서 양극화 해소에 주력해 국민 통합을 추구하겠다는 인식도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이념 대립과 지역'계층 간의 반목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전직 대통령들조차 정파의 지도자에 머무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 통합은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이 박 후보의 행보를 '정치 쇼'라며 깎아내릴 일만은 아니다. 민주통합당도 우리 정치가 파괴적 대결에 치우쳐 상생이 미흡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상대 후보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대안을 내놓으면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박 후보 역시 비판을 흘려듣지 말고 앞으로 더 구체적인 말과 행동, 정책을 통해 국민 통합을 위한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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