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돋보기] 초등학생 2학기 수학공부

공식암기나 문제풀이에서 벗어나 창의사고력 길러야

새 학기가 시작됐다. 기간은 짧았지만 여름방학 때 부족했던 과목의 예습과 복습을 꾸준히 했다면 2학기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수학 같은 과목은 과목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기보다는 시간이 흘러야 노력한 만큼의 효과가 뒤따른다. 그만큼 수학은 끈기가 필요한 과목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는 공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만 접근하다보면 처음부터 수학의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그럼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에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마침 내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수학 교과서 내용도 바뀐다. 또 그 이듬해인 2014년에는 3'4학년, 2015년에는 5'6학년 등으로 수학교과서가 개편된다. 그렇게 되면 평가방법도 바뀌는 만큼 새로운 수학교과서에 맞춰 공부 방법을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수학공부의 경우 흔히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언젠가 수학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동안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는 점점 떨어진다. 수학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양의 수학문제를 풀거나 선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학생의 수준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답을 구하는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높이는 것이 진짜 경쟁력이다.

내년부터 일부 내용을 바꾸는 수학교과서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텔링 수학교과서, 타 교과와의 통합교수 학습, 서술형 평가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는 점에서도 그렇다. 실생활에 바탕을 둔 사고력 중심의 융합형으로 바뀐다는 개편방향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식 암기나 문제풀이 위주에서 벗어나 역사적 배경과 사례 중심의 스토리텔링기법이 도입되는 것이다. 교육의 방식이 바뀌면 평가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변화하는 수학교육과 함께 발맞추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바뀌는 수학 교육의 핵심은 바로 '의사소통'이다. 기존의 문제풀이 위주의 수동형 수업이 아니라 체험탐구활동이 중심이 되는 능동형 학습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를테면 수학 개념 및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 친구와 의논하는 과정 등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수학적 의사소통이다.

그렇다면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먼저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스스로 설명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다 보면 정확하지 않은 개념과 원리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모둠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토론을 하다보면 개념에 대한 표현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잘못된 개념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교사가 아니라 친구들의 설명을 통해 또래의 언어로 쉽게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개정 교과서의 또 다른 특징은 '그림으로 표현하기', '문제 만들기' 와 같이 원리와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점이다. 수학적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구나 자료 등 구체물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개념이 어느 정도 잡히면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며 문제의 풀이과정을 서술해본다. 문제를 해결한 후에는 표나 그래프, 마인드 맵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정리해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성과 융통성이 발휘되고 하나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사고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또 서술형 문제가 요구하는 '어떤 과정을 통해 그 답이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곁들이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초등학교 수학은 중'고등학교 과정과 자연스레 연결되는 창의사고력의 기초가 된다. 수학은 어떤 과목보다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 능력은 공식암기나 단순한 문제풀이 능력이 아니다. 수학은 논리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대표과목이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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