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달성경찰서 정보과 '칼치 명가'

얼큰한 양념 달콤한 국물…제주갈치 최고 맛 궁합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은 식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이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음식 마니아들은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은 전국 어디든 찾아 나선다.

달성에도 숨은 맛집이 있다. 달성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이 추천하는 '칼치 명가'다. 구지면 달성 2차산업단지 인근이라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문용호 정보과장은 "갈치 맛이 좋은 집이라 해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다"며 "직원들의 강한 권유로 한 번 갔더니 정말 과장된 소문이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문 과장은 "갈치의 참맛을 보려면 찾아가는 약간의 수고는 오히려 가슴 설레는 나들이다"고 추천한다.

갈치는 서민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고급 어종이 됐다. 그래서 생각만큼 먹기 쉽지않은 생선이다. 달성군청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칼치 명가'를 찾아갔다. 면 소재지에서 약간 떨어져 있다. 이른 점심때였지만 벌써 손님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다. 갈치 전문집답게 주 메뉴는 갈치 찌개와 갈치구이다.

'맛이 어떨까?' 기대하며 기다리는 동안 상차림이 시작된다. 간장게장에다 오이소박이, 간장양념 장어 등 반찬이 맛깔스럽다. 간장양념 장어를 살짝 맛보니 짜지 않고 심심하다. '주인의 음식솜씨가 보통 수준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큼지막한 냄비에 갈치 찌개가 푸짐하게 등장한다. 갈치는 먼저 눈으로 맛보는 법. 반짝이는 은빛에다 두툼하고 큼지막한 모습에 기분도 풍성해진다.

이 식당 김명화 사장이 갈치 찌개를 떠주며 "상품성이 떨어진 갈치의 머리와 꼬리를 푹 우려낸 국물을 맛국물로 사용하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비린내가 전혀 없다. 깔끔하고 입안이 개운하다. 김 사장은 "평소엔 무를 넣지만, 요즘은 무의 맛이 떨어져 박 나물을 넣었다"고 말한다. 얼큰한 양념과 달콤한 박 나물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가시를 제거한 부드러운 속살은 먹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로 입에서 살살 녹는 느낌이다. 모두 갈치 맛에 흠뻑 빠져든다.

'칼치 명가'를 직원들에게 처음 소개한 임승철 외사계장은 음식 마니아다. 임 계장은 "이 집은 제주산 갈치만을 사용해 다른 집과는 맛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임영석 정보계장은 "칼칼한 양념의 맛과 달콤한 국물 맛, 그리고 고소한 갈치 맛이 잘 어우러진 밥 도둑"이라며 "이 집에만 오면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한삼석 보안계장도 "수입 갈치를 쓰지 않고 적당한 크기의 제주산 갈치를 쓰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 딱 맞다"며 "갈치의 흰 속살과 찰박한 국물에서 자연의 맛을 느낀다"고 말한다.

보안계 전성호 정보관은 "모든 음식이 정갈해서 좋다"며 "갈치를 좋아하는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한다. 외사계 정영덕 정보관도 "음식의 맛은 그 집의 간장 맛이 좌우하는 법"이라며 "모든 음식의 간이 짜지 않아 특유의 맛을 잘 살려낸 것 같다"고 평가한다.

정보계 박연만 정보관은 "갈치 찌개와 구이의 깊은 맛 때문에 꼭 밥 두 공기를 먹게 된다"며 "주말에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좋은 집"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달서구 등지에서 오랫동안 갈치전문식당을 했다. 달성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아들 김태훈 씨에게 식당을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아들 김 씨는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제주도에서 가장 좋은 갈치를 공급받는다"며 "요즘 갈치 가격이 올라 걱정이지만 손님들에게 항상 싱싱한 갈치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고 한다.

갈치 찌개(1인분) 1만5천원, 갈치 구이 1만2천원, 아귀찜 2만5천원(중), 4만원(대)이다.

예약은 053)611-1156. 달성군 구지면 고봉리 929-2번지.

##추천메뉴-갈치 구이

갈치는 다른 생선에 비해 값이 비싼 편이지만 맛은 일품이다. 갈치 맛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이 있다. 어머니가 밥을 하고 난 후 아궁이의 남은 불에 석쇠로 구운 갈치는 최고의 반찬이었다. '칼치 명가'의 갈치 구이는 제주 생갈치를 오븐에 구워낸 것이다. 천일염을 듬성듬성 뿌려 구워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살은 촉촉하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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