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년째 수형자 멘토·보호자 역할 박무호 씨

출소자 425명 사회 안착·재활 지원 앞장

"죄는 미워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교정시설에서 수형생활을 마친 출소자들을 올바르게 인도해 새 삶을 열어 주고 싶어요."

대구 달서구 성서에서 20여 년간 공구상을 운영하는 박무호(51) 씨는 출소자들의 멘토이자 보호자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 사전면담후원회에 10년째 몸담고 있는 박 씨는 그동안 출소 예정자 425명에 대해 사전면담을 통해 사회복귀를 도왔다.

사전면담후원회는 출소 예정자들의 사회안착을 위해 사전면담과 재활을 돕는 민간후원단체다. 박 씨는 작년부터 사전면담후원회 회장까지 맡아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

"요즘 온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묻지마 범죄'도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교정시설에서 수형생활을 마친 출소자들이 사회에 잘 적응 못 해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우리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중요해요."

박 씨는 출소자들의 사회복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출소 예정자들과 면담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후원회원을 20여 명에서 44명으로 대폭 늘려 출소자들의 재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또 박 회장은 출소자 30명에게 취업의 길도 열어줬다.

그는 공단 지부가 운영하는 무의탁 출소자들의 임시 거처인 생활관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기 쉬운 출소자들이 생활관에 기거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재활 의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활관에 거주하는 출소자들에게 필요한 TV, 가구 등 생활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체육복과 작업화도 매년 지원하고 있다.

"2004년에 마약 및 폭력전과 6범인 출소자의 사회 복귀를 도운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마약 충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출소자를 끝까지 설득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취업 알선도 해주었지요. 지금은 결혼까지 해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대구경북에는 교정시설이 9곳이나 있지만 출소자 생활관은 대구와 구미 2곳밖에 없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그는 생활관 공간만 확보되면 출소자들을 위한 용접훈련센터를 만들어 취업과 사회 정착을 돕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또 출소자와 후원회원 간 일대일 멘토링제를 마련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볼 생각이다.

그는 후원 회원들과 출소 후 생계곤란자들의 긴급원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긴급원호자 160명에게 백미 160포를 전달했다. 이 밖에도 출소자를 위한 주거 보증금 지원, 창업자금 지원, 갱생보호사업 기금 마련, 범죄 추방 캠페인 등 활동도 펼쳐왔다.

그는 출소자 후원회 활동 공로로 작년에 법무부장관 표창장, 올해 대구고검 검사장 표창장을 받았다. 그는 경진라이온스클럽에서도 10여 년간 활동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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