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불공정 모바일 투표, 경선 파행 민주당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모바일 투표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민주당의 선거 관리 부실이 겹쳐지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경선 이틀 만에 '비문(非文) 3인 경선 보이콧'으로 내홍을 겪는 것은 모바일 투표의 불공정성이 주범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 파행의 책임은 국민완전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치르겠다면서 이미 대중화된 ARS 시스템보다 못한 모바일 투표 프로그램과 경선 룰을 들이민 민주당 지도부에 있다.

기호 1~3번 후보를 찍고 끊으면 기권 처리가 되도록 설계된 민주당 모바일 투표 프로그램은 부실 그 자체이다. 공중파나 케이블TV의 서바이벌 오디션 게임인 위대한 탄생이나 슈퍼스타 케이보다 더 허술하지 않은가. 슈스케나 위탄에서는 도전자의 번호나 이름 중 하나만 적어 넣으면 실시간 자동 집계되고, 결과를 공유하도록 되어 있다.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 도입된 모바일 투표가 이보다 더 어렵게 설계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 프로그램이 이런 대중 심리 파악이나 최신 기술마저 도입하지 않았다면 오픈 프라이머리로 정당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꿈을 포기하는 게 맞다.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에 대한 논란은 4'11 총선 패배 후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6'9 전당대회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모바일 투표 결과 대의원 투표와 언론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김한길 대표 후보가 이해찬 대표에게 져버렸다. 김한길 후보가 민심과 당심에서 이기고 모발심(=모바일심)에서 졌다고 말한 게 그 때문이다.

대선 주자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공정성 시비로 바닥을 보인 민주당 후보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민주당 지도부가 모바일 투표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여 제 궤도를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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