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됐다. 박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창신동 전태일재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단체와 쌍용차 노조원들이 입구를 봉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13일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거해 분신자살한 평화시장 재단사 출신의 노동자으로 사후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25분쯤 현장에 도착했으나 전태일 재단으로 통하는 골목길이 막혀 있자 박계현 재단 사무국장과 간단하게 통화만 한 뒤 10시29분쯤 현장을 떠났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에게 "너무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을 대표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는 "이 나라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쌍용자동차 22명의 노동자들의 죽음이 있는 대한문 분향소부터 방문하고 분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전태일 열사 유족과 재단 관계자들이 스크럼을 짜고 진입을 거부하자 대신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로 이동해 '전태일 동상'을 둘러봤다. 전태일 다리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노제와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영결식 등이 치러진 곳이며 야권 인사들이 공직 출마를 할 때마다 찾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한편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전순옥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박 후보가 좋은 취지로 재단을 방문하는 것이겠지만 이 나라 노동의 현실은 그렇게 쉽게 개선될 수 없을 만큼 문제 투성이가 돼버렸다"며 "현재의 노동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앞으로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 공안사건인 인혁당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과의 만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2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프에서 인혁당 사건의 가족과 박 후보가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유신 시절 가장 어두운, 비극적인 일이므로 박 후보가 유족을 빨리 만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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