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혁신도시 생계조합 회계결산…회계 기본 무시 '부실' 논란

재무제표 한참 봐도 무슨 뜻인지…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주민생계조합(이하 조합)이 최근 공개한 회계 결산보고서가 회계 준칙을 따르지 않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소명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은 올 7월 현재 벌목'임목폐기물 등 7개 공사에 160억원을 집행하면서 2008년 이후 정관에 규정된 회계 공개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의 비판이 일자 조합은 지난달 말 대의원 회의를 열고 최근 4년 동안의 회계 결산보고서를 공개, 조합원 500여 명에게 이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회계 결산보고서를 받아든 일부 조합원과 이를 검토한 A회계사는 "조합 정관에 조합의 회계'결산은 기업회계 원칙에 따르도록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A회계사는 "기업의 회계는 복식부기와 발생주의를 원칙으로 하지만 조합이 공개한 결산보고서는 단식부기와 현금주의에 기초하고 있는 등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했다.

특히 기업회계의 경우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잉여금처분안 등이 포함돼야 하지만 이번 결산보고서는 잉여금처분안이 아예 없고,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도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것.

한 조합원은 "대차대조표에는 유동자산이 2억원에 불과하고, 부채총계는 45억5천만원가량으로 기재돼 있는데 LH공사로부터 현금으로 전 사업비를 받은 조합의 유동자산 규모가 왜 2억원밖에 안 되는지, 부채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며 "결산보고서의 재무재표를 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익계산서에도 수입과 지출 내역이 기재돼 있지만 잔액 규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조합의 순수익은 28억원가량으로 알려졌지만 결산보고서에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또 다른 조합원은 "160억원을 집행하고 남은 자금이 얼마인지, 이익금이 있다면 어떻게 처리했는지, 적자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메꾸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결산보고서를 작성한 세무사 측은 "복식부기로 작성하면 조합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현금주의로 작성했고, 세금 신고는 복식부기로 했다"며 "잔금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조합 측도 "전문성이 없어서 다소 미흡할 수는 있지만 수입'지출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누구에게나 떳떳하게 설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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